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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May 13. 2021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를 휘둘러라!



얼마 전 ‘부자의 그릇’이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지금도 차를 운전할 때나 출퇴근 할 때 오디오북으로 다시 들어보고 있다. 단순한 방법론이라기 보다 돈과 인생에 대한 포괄적인 철학을 보여주는 책이라 좋았다. 조금은 알쏭달쏭한 구석이 있어서 거듭 머리 속에 익혀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 중에 인상적인 구절이 ‘성공하려면 최대한 타석에 자주 들어서서 배트를 휘둘러야 한다. ’는 것이었다. 내가 쓴 서평을 보고 같이 글쓰기 모임을 하는 친구분께서도 그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씀해주셨다. 모든 사람에게는 한정된 행운이 찾아오는데, 젊은 시절부터 최대한 자주 도전해야 그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행동이 배트를 휘두르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아마 실패를 하더라도 여러 차례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에 도전하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보였다. 쉽게 말해 치킨집을 하다 안되면 pc방으로, 아니면 스터디 카페로.. 이런 식의 도전을 말하는 듯 한데, 물론 이런 식으로 아무 생각 없이 여러 사업을 마구 하다보면 결국 그냥 망할 것이다. 사업을 할 때마다 교훈과 지식, 경험을 얻고 그를 기반으로 면밀한 분석과 과감한 행동을 통해 성공을 일구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말은 쉽다. 하지만 나조차도 이제 (한국나이로) 40이다. 처자식이 있는 처지에서 여러 사업에 마구 도전할 순 없다. 저자가 말했듯이 젊었을 땐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많지만 이미 그러기엔 많은 것을 짊어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나간 세월을 한탄만 할 순 없다. 현재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시도, 감당할 수 있는 도전들을 해나가야 한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것이다. 과연 큰 사업에 도전하는 것만이 ‘배트를 휘두르는 것’일까? 하루 하루의 일상에서 소소한 시도를 쌓아가는 것도 배트를 휘두르는 일이 아닐까? 라는 것이다. 배트를 휘두르라는 것은 결국 도전하라는 것이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라는 것이다. 해왔던 방식으로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시도들이 일상에서 완전히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 그것들이 모여 큰 시도와 도전이 되고,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 하나, 그림 한 장, 일상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 새롭게 접하는 책 한권.. 이런 것들이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다. 일하는 방식, 시간을 쓰는 요령,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는 생활 패턴 등을 바꾸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이렇게 하루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그런 것이 전부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다. 그러면 행운이 찾아오게 된다. 인생을 걸고 큰 돈을 쓰는 것만이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항상 ‘뭘 시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내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보고, 가능하면 만나본다.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생각을 나눈다.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에 껴서 함께 그 기운과 지식, 생각과 경험을 나눈다. 기상하는 시간, 출퇴근하는 방식, 밥 먹는 장소나 마시는 차, 읽는 책, 자주 보는 인터넷 사이트.. 이 모든 것들이 바꿀 수 있는 대상이다.   


난 최근에 소설을 한 편 써서 출판사에 여기저기 보내봤다. 그리고 잡지사에 기고하려고 이메일을 보내 미팅을 하기도 했다. 둘 다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시도들이었다. 결과적으로 둘 다 잘 되지 못했다. 수 십군데 출판사에 보냈지만 답장이 없거나 출판이 힘들다는 메일을 받았고, 잡지사에서는 내가 쓴 글이 적절하지 않다며 거절을 당했다. 사실 거절메일이 쌓일 때 마다 상당히 괴롭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경험이다. 쉽게 말해 ‘배트를 휘두른’ 것이다. 덕분에 출판을 위한 다른 방법들을 생각해보고 있다. 전문가에게 보내서 크리틱을 받아볼지, 전자책으로 출판하던지 소량이라도 자비 출판을 해볼지 등이다. 사실 꼭 출판사를 통하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책을 내는 방법은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 경험이다. 잡지사도 굳이 건축 분야가 아니더라도 글을 쓸 곳이 있을 것이다. 찾아보면 방법은 있다.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이번 타석에서는 아웃을 당했지만, 다시 돌아가 연구하고 연습해서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 되는 것이다. 


자, 이제 오늘 하루 인생에서 배트를 휘두를 방법을 생각해보자. 오늘도 출퇴근하고 일하고 집안일 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그런 생각부터가 타석에 들어서는 것조차 포기하는 태도다. 정말 시간이 없는가? 아닐 것이다. 출근하면서 걷는 시간에 오디오북을 들을 수도 있고, 밥 먹고 인터넷 할 시간에 짧은 메일을 써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내가 하는 생각이고, 각자 적용할 수 있는 삶의 패턴은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하루 하루의 일상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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