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건축가 Oct 13. 2021

스케치업이냐, 라이노냐? 3D 모델링 프로그램에 대해서


제가 학생 때도 3D 모델링 툴은 스케치업 또는 라이노 정도를 썼던 것 같습니다. FORM-Z 나 CAD 3D 같은 것도 조금 쓰긴 했는데 대세는 아니었구요. 결국 저 두가지 프로그램을 주로 썼습니다.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모델링 툴은 저 두 가지 중 하나를 쓰는 분위기더군요. 물론 래빗 등의 BIM 툴은 제외하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촬영했던 건축 유투브 등을 보더라도 아직 저 두가지를 주로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아직 BIM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까진 이야기하기 힘들 것 같고, 이 글에서는 스케치업과 라이노, 두 가지 툴을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일러스트레이터나 인디자인 같은 어도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스케치업입니다. 건축과에 오는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3D 툴이 아마 스케치업일 것입니다. 실무에서도 스케치업은 정말 많이 활용됩니다. 일단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비교적 접근이 쉬운 편입니다. 아이콘만으로도 작업이 가능하기는 한데, 단축키를 활용하면 훨씬 빨라지긴 하죠. 캐드처럼 단축키를 누르고 스페이스나 엔터를 누르는 것이 아니고, 해당 단축키를 누르기만 하면 명령어가 활성화됩니다. 복잡한 기능이 별로 없고, 푸쉬(PUSH) 버튼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입니다. 화면도 여러 개로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지 않고 퍼스펙티브 창 하나만 띄워져 있습니다.


스케치업의 다양한 소스를 보여주는 사진
스케치업 루비를 적용한 모습


스케치업의 장점은 워낙 대중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원되는 것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웨어 하우스 (WARE HOUSE) 메뉴를 열면 기존의 이용자들이 올려놓은 수많은 모델링들을 마음껏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자동차, 가구, 사람, 나무 등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죠. 라이노를 쓴다 해도 이런 것들은 대체하기 힘든 장점이라 스케치업 소스들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루비’라고 부르는 플러그인 프로그램도 많아서 창문이나 계단 등의 모델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라이노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비정형 모델링을 가능하게 해주는 플러그인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들은 아니라서 직접 찾아서 깔고 사용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렌더링 프로그램과의 호환이 좋습니다. 루미온, 트윈모션, 엔스케이프 등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스케치업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들이기 때문에 활용하기가 편합니다. 이런 렌더링 프로그램들은 라이노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스케치업의 단점은 아무래도 3D 초심자를 위해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보니 뭔가 정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치기반으로 정확하게 입력하기 힘들고, ‘스냅’이 정확하게 먹는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래 작업하다 보면 모델링이 ‘지저분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이것은 숙련자일수록 나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단 스케치업의 기본인 ‘면 돌출’부터가 도면 정리가 되어있지 않으면 잘 되질 않습니다. 각 객체를 만들때 마다 정확히 ‘그룹’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전체 모델링이 뒤엉켜 버립니다. 이런 점들이 번거로운 게 많죠. 숙련자일수록 이 ‘그룹’과 ‘컴포넌트’ 기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라이노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라이노는 원래 보석이나 제품 디자인 등에 주로 활용되었다고 하는데요. 곡선을 활용한 비정형 디자인에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LOFT'나 ’SWEEP' 명령어를 활용하면 비교적 쉽게 곡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깔끔하고 정교하게 만드려면 숙련도가 필요합니다. 



라이노로 작업하는 화면


기본적으로 캐드와 비슷한 명령어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원하는 명령어도 정말 많습니다. 캐드 명령어는 거의 다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단축키를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던 캐드 명령어를 그대로 적용하면 쉽게 적응이 가능합니다. 캐드처럼 명령어 창이 뜨고 단축키를 누르고 스페이스나 엔터를 치면 되는 체계입니다. 아이콘을 눌러서 작업할 수도 있지만 작업속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거의 필수로 단축키를 익혀야 합니다.



장점이라면 역시 비정형이나 곡면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스케치업으로도 어떻게든 가능하긴 한데 뭔가 어설퍼지고 깔끔하지가 않죠. 저도 학생들이 비정형을 시도하려고 하면 라이노를 하라고 추천합니다. 어찌됐든 비정형스러운 걸 하려면 라이노를 해한된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캐드와 유사하게 매우 정교한 모델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숫자를 기반으로 한 입력도 쉽고, 스냅도 잘 먹힙니다. 스케치업과 비교한다면 훨씬 정밀하고 정확한 모델링이 가능합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비교적 배우기 어렵다는 점 정도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로 쓰는 명령어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것만 익힌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치업처럼 박스형태의 모델링도 얼마든지 가능하긴 합니다. 그리고 스케치업에서 쓰는 각종 플러그인이나 소스들보다는 부실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스호퍼 등의 파라메트릭 디자인 툴 등이 있지만 익히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스케치업 WARE HOUSE의 소스를 변환해서 가져올 때가 많습니다. 



앞서 말한 루미온 등의 렌더링 툴은 라이노에서도 적용이 가능합니다만, 스케치업보다는 덜 원활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루미온 에서는 라이노 레이어가 먹히지 않아서 일일이 색깔별로 다시 레이어 정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자잘한 호환문제가 있긴 합니다. 



둘 중에 뭘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전 라이노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스케치업에서 하는 퍼포먼스는 모두 라이노에서 구현 가능하지만, 라이노에서 하는 퍼포먼스를 모두 스케치업에서 구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확도 측면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대중화 측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치업이 앞서기 때문에, 결국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스케치업으로 스터디부터 피티까지 전부 해결하는 건축사사무소도 많으니까요. 사무실 분위기에 따라 모델링 프로그램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스케치업을 쓰는데, 나 혼자 라이노를 하긴 힘드니까요.



제 개인적인 추천은 2~3학년까지는 스케치업으로 감을 잡으시다가, 4학년 즈음부터는 라이노를 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아주 능숙하지는 않더라도 두 프로그램을 모두 다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를 하게 되면 뭘 하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상호간의 장단점을 파악해보는 것이 나중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스케치업과 라이노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보았습니다. 눈 앞에서 실행하면서 설명해도 시원치 않은데, 글로 설명하려니 아무래도 좀 애매하게 설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 글이 건축을 공부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하실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ratm820309@gmail.com / 010 2051 4980 으로 연락주시면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twitter.com/iqeq2727/status/1094264418769108994

https://m.blog.naver.com/reinstate10/221725338622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withitblog&logNo=221944780090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blog.naver.com/ratm820309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 작가 신청하는 법 그리고 합격 노하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