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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Nov 24. 2022

곡면이 들어간 저층 빌딩 스케치



약간의 곡면과 요철이 있는 빌딩을 스케치해보았다.

ㄷ자, ㄴ자로 꺾이는 솔리드 메스 사이로 클리어한 유리 메스가 끼워져 있는 형상이다. 

테라스, 필로티 공간으로 펼쳐지는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였다. 


최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두려움이 들었다.

수많은 건축가들 사이에서, 그저 그런 비슷한 언어를 쓰는 그렇고 그런 건축가로

ONE OF THEM이 되는 건 아닌가? 내가 그렇게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가?

그냥 남들과 비슷하게 예쁜 무언가, 멋진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뿐 아닌가? 란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리라 본다.

비슷한 글을 아마 몇 번 썼을 것이다. 


이것은 또 다른 딜레마를 낳는다. 그렇다고 뭔가 무리한 시도를 할 것인가?

남들이 안 하는 무언가를 억지로 해볼 것인가?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가야 한다. 기본이 뭔지 나도 정확히 정의할 수 없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물이란 이래야 한다'는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생각하는 건축가가 있다.

자주 거론했던 '알바로 시자'와 '요시오 다니구치'다.

그들이 쓰는 언어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 건축가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고

어디서나 보던 평범한 언어들이다. 그것을 최상의 감각으로 조율해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 방식, 보수적이고 평범한 방식으로 최고수가 되면 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그냥 천재니까 그게 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도 말했다. 자신이 그림과 조각에 쓴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그의 능력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을 거라고. 내가 모든 역사를 통틀어 가장 천재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아마 재능이라는 건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평소에 밑천을 많이 만들어두어야 한다.

프로젝트를 받고 그때부터 무얼 할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어떤 걸 만들 것인지

쉬지 않고 서치하고 고민하고 스케치해서 '저축'을 해놔야 한다.

그런 밑천들이 쌓이고 싸여 있어야 실제 프로젝트가 닥치면 그것을 풀어낼 수 있다.

밑천을 다 써버리면 어찌할 줄 모르고 '무리'를 하게 된다.

최근 다른 건축가들의 작업을 보고 한 생각이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 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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