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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장한 루버로 감싸진 빌딩 스케치 2

by 글쓰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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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케치를 자주 하다보니 스타일이 조금 비슷해졌다. 뭔가 세장 세장한 기둥이나 루버를 입면에 대는 느낌으로.. ㅎ 아무래도 일본에서 이런 스타일의 건물을 자주 보고 강한 인상을 받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뭔가 장식이나 메스를 절제하고 정돈된 인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게 좋아보인다.


사실 난 인스타그램을 꽤 열심히 하고 있지만, 초반만큼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 뭔가 정체된 느낌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구독자를 늘리지.. 라는 식의 고민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는 없었고, 내 인스타는 아직도 그저 그런 수준이다(물론 일반인들 중에선 꽤 키운 편이지만). 그 때 나는 느꼈다. 내가 과연 이 스케치나 사진찍기, 글쓰기나 포스팅을 즐기고 있는건가? 아님 단순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고 의무감으로 하는 건가? 사실 내가 이 과정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그다지 큰 상관이 없다. 다만 열 명, 스무명이라도 내 사진이나 스케치, 글을 봐주면 되는 것이다(0명은 좀 아닌 것 같긴 하다만). 뭐든지 의무감으로 하려고 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반응해주면 좋다. 하지만 아니라도 난 나의 아카이브에 또 사진 하나, 스케치 하나, 글 하나를 남긴 것이다. 다만 그것이라도 좋지 않은가? 나의 실력, 감각이 아주 조금이라도 향상되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최근에 나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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