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이 스케치와 유사하게 타원형 곡선과 축을 이용한 주택 설계를 해서 마감모형을 제출한 적이 있었다. 뭘 해가도 매 시간 교수님께 까이기만(비속어인건 알지만 대체할 말을 도저히 못찾겠다)하니 답답해서 잡지를 뒤져서 당시에 유행하거나 내 맘에 드는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해서 들고 간 것이다. 교수님의 반응은 당연히 안좋았던 것 같다. 자기 말을 무시하고 내맘대로 해가서 그랬던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은 멋있다는 식의 말을 해줬던 것 같다.
단지 멋있게만, 내 마음대로만 해서는 좋은 걸 만들기 어렵다. 여기에 대해서 는 건축인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사용자의 요구조건에 맞게, 주변상황에 맞게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건축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잘한다는 식으로 기를 살려주는 식의 칭찬이 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학생들에게는 '아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라는 식의 용기가 건축에 대한 지식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