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글래스와 노출콘크리트를 적용한 빌딩을 스케치해보았다. 유글래스는 렘쿨하스의 서울대미술관 등 많은 건물에 적용된 재료다. 한때 굉장히 자주 본 것 같은데, 최근엔 좀 시들해진 듯한 느낌이다. 미관상으로는 압도적으로 아름답지만, 열리는 부분을 만들기 어렵고, 뿌연 표면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특이한 유리 형상 때문에 기밀성 확보도 그리 쉽지 않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관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던한 박스형 건물의 메스를 강조할 때 아주 잘 어울리는 재료이다. 특히 야간에 조명을 켜면 마치 랜턴과 같이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출콘과 유글래스. 둘 다 건축가들에게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비장의 재료들이라고 할 만 하다. 하지만 어떤 건축물도 좋은 재료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 좋은 건축물에는 좋은 계획, 디자인과 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계획은 대충 해놓았는데 재료로 커버할 수 있는 건축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