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금촌 어울림센터 - 818건축

by 글쓰는 건축가





평소에 818 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파주의 금촌 어울림센터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공공건축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마감 퀄리티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왕 파주를 찾아간 김에 직접 보고 싶어 찾아가보게 되었다.

이 건물은 상당히 번잡한 구도심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금촌 오일장이 열리는 곳이라 그런지 시장 한가운데 있는 듯한 부산스러움이 느껴졌다. 그 가운데 극도로 단순하고 정달하게 다듬어진 메스가 놓여져 있다. 박판 세라믹 판넬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 메스는 정면에 개구부, 창호가 거의 없는 극도로 절제된 모습이다. 이 메스가 금촌 오일장의 깨끗한 배경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이 건축가의 설명이다.

이 메스는 미니멀하게 잘 다듬어진 오브제로서 강한 인상을 준다. 깨끗한 메스와 그것을 받치는 작고 두꺼운 두 쌍의 기둥까지, 미적으로는 정말 흠잡을 곳이 없어 보였다. 다만, 이러한 메스가 도심 시장통의 부산스러움과 잘 공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주변의 컨텍스트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정면에서 바라본 건물의 좌측 필로티 공간과 그에 이어지는 중정 공간은 이 건축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외부 도로의 시선과 사람의 흐름을 몇 개의 계단과 기단부, 조경의 조화를 통해 절묘하게 중정으로 연결한다. 이 건물은 기존 건물 - 법원과 등기소 - 를 증축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중정을 지나 건너편 건물로 가보면 이러한 예전 건물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다. 중정의 분위기 역시 마치 종교시설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잘 정리되어 있다. 중정을 어느 각도에서 촬영하더라도 화보가 될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각종 이벤트가 일어나면 이 중정이 떠들썩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하겠지만, 평소의 차분함이 이 공간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 건물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료의 적절한 적용과 디테일의 완성도였다. 고가로 알려져 있는 박판 세라믹 패널을 오픈조인트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재료를 벽면부터 두겁, 천장재에 이르기까지 일관적으로 적용했다. 기존 건물의 석재 마감으로 넘어가는 부분 등에서 줄눈 나누기 등을 집요하게 처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면 메스의 강렬한 존재감은 이러한 재료 적용과 디테일 처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하단부에는 회색의 종석미장 마감, 바닥에는 석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 공공건축에서 이 정도를 구현하는 게 가능하구나 라고 감탄을 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좋은 건축을 만들기 위한 건축가의 강렬한 의지와 신념, 고집 같은 것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노출콘크리트 면처리와 시멘트 블록 마감이 일관적으로 적용되었는데,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두 번째로 눈에 보였던 것은 조경의 훌륭함이었다. 고급 주택에나 쓰일 법한 고급스러운 수목과 암석 등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건물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사실 공공건축에서 건축가가 건축물에 신경쓰기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조경까지 좋은 퀄리티로 완성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있었으리라 짐작이 되었다.

거듭해서 이 건물이 공공건축에서 나오기 힘든 퀄리티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만큼 한국 공공건축의 상황은 열악하다. 선정할 수 있는 자재도 한정되어 있고, 발주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설계가 망가지는 경우도 많다. 감리도 직접 하지 못해서 현장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도 허다하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 정도 퀄리티를 구현해낸 건축가들은 정말 대단하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공건축에서 이 정도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공공건축물들이 좋은 퀄리티로 완성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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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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