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약 2년 전에 '전원 속의 내집' 잡지에 집짓기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들을 글로 써서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내용도 있었고, 다른 내용과 설명 그림들을 엮어서 연재를 했었는데요. 찾아보니 당시의 내용들이 많이 사라지고 없어졌더군요. 저 스스로도 상당히 자주 보고 참고하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제 블로그에 다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썼던 글들과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건축물에는 여러 가지 용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알고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것과 법적으로 정의된 것이 다릅니다. 예를 들자면 카페나 커피숍은 근린생활시설 중 ‘휴게음식점’,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공동주택은 ‘다세대주택’ 혹은 ‘아파트’로 법적인 용어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번 글은 건축주들이 주로 짓고자 하시는 건물의 용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단독주택입니다. 우리가 흔히 주택이라고 부르는, 한 가족이 한 집에 사는 일반적인 주택이 단독주택입니다. 그런데 이 단독주택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중주택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저 푸른 초원 위에 짓는 그림 같은 집’이 단독주택입니다. 법규상으로 면적 제한이 없기 때문에 규모가 얼마든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을 제외한 연면적이 331제곱미터를 넘거나 대지 면적이 662제곱미터를 넘는 경우, 적제하중 200킬로미터를 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경우, 에스컬레이터나 67제곱미터 이상의 수영장을 설치하는 경우엔 (취득 당시 시가 표준액이 9억 원이 넘는 경우에 한합니다) 중과세 대상인 고급주택으로 분류되어 건축주의 세금 부담이 무척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축주들이 비교적 넉넉한 크기의 단독주택을 짓더라도 고급주택은 되도록 피하려고 합니다.
공동주택은 한 집, 건물에 여러 개의 세대가 함께 사는 형식입니다.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아파트가 이에 해당합니다. 뒤로 갈수록 규모가 커진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중에서 건축주들이 주로 짓고자 하시는 것이 다세대주택입니다. 단독주택 중 다가구 주택과 유사한 점이 많기에 함께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두 건물의 가장 큰 차이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다가구 주택은 ‘단독주택’의 한 종류라는 것이고 다세대 주택은 ‘공동주택’의 한 종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단독주택(다가구)이라는 것은 결국 여러 세대를 품을 수 있지만 한 명의 주인을 가진 집이라는 뜻이고(한 세대 이외에는 모두 임대), 공동주택(다세대)은 여러 세대가 각각의 주인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세대주택을 소유한 건축주는 다주택 소유자가 됩니다.
두 번째로 주택으로 쓸 수 있는 층수의 차이입니다. 다가구 주택은 주택으로 쓸 수 있는 층수가 3개 층 이하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택지지구 등에 지어지는 거의 모든 상가주택이 4층으로 지어지는 것이죠. 1층은 필로티에 설치되는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 / 2~3층은 원룸 등의 임대세대 / 4층과 다락은 주인세대. 이런 형식으로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다락은 층수로 산정하지 않습니다. 4층에 부속된 보너스 공간 같은 곳입니다. 따라서 최근에 다락은 거의 필수로 설치되는 추세입니다.
반면 다세대 주택은 주택으로 쓸 수 있는 층이 4개 층 이하입니다. 그래서 좀 더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다만, 거의 모든 상가주택이 일반, 전용 주거지역에 지어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조사선제한 법규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6층 이상 짓기가 힘듭니다. 6층까지 올라가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을 빼면 사실상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조를 감안해서 5층이 가능한 땅이면 다세대, 4층까지만 가능한 땅이면 다가구 주택을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조사선이란 주변 건물에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서 건물의 높이와 이격거리를 규정한 법규입니다. 이 법규의 영향으로 주거지역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쓸 수 있는 면적이 급격히 좁아집니다. 역시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내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두 용도 모두 ‘주택으로’ 쓰이는 면적은 660제곱미터 미만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순수하게 주택으로 쓰이는 용도만을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외의 면적은 근린생활 시설 등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 때 1층의 필로티 주차장(근생 포함), 지하주차장, 다락은 주택 용도로 보지 않습니다.
다음은 사실상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주차대수입니다. 주차대수는 다가구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이나 기준이 동일합니다. 주차대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 항상 설계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인데요. 지역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주차계획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글이 길어지기 때문에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을 듯합니다. 다만 지역별 법규 등의 영향으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경우 세대 당 1대로 보시는 게 안전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이 ‘대지안의 공지’ 입니다. 역시 이것도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만, 서울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다세대 주택은 건축선(필지가 도로와 맞닿는 선)과 인접대지경계선로부터 1미터 이상을 띄어야 합니다. 다가구 주택은 건축선에서는 제약이 없고 인접대지경계선으로부터는 민법에 따라 0.5미터 이상 띄어야 합니다. 도심지의 좁은 필지에서 계획하고자 하면 이 정도 차이는 매우 큽니다.
주로 저층부에 위치하는 근린생활시설의 층수에는 두 용도 모두 제한이 없습니다. 보통 1층에 국한되긴 하지만, 2개층이 되어도, 3개층이 되어도 상관없긴 합니다. 다만 일조사선 등의 높이 제한 덕분에 많은 층에 근생시설을 넣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설명 드리고자 하는 용도는 ‘다중주택’입니다. 다중주택 역시 단독주택의 한 종류입니다.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거주하는, 일종의 하숙집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방마다 개별로 설치할 수 있지만, 취사 및 거실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주택의 면적은 660 제곱미터 이하여야 하고, 주택으로 사용하는 층수는 3층 미만이어야 합니다(1층 필로티 제외). 최근에 면적 제한이 330제곱미터에서 660제곱미터로 바뀌고 층수 제약도 완화되어 좀 더 짓기가 쉬워졌습니다.
다중주택은 개별 주방을 확보해서는 안 됩니다. 공용 주방과 거실에서 같이 모여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 다중주택의 원래 취지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많은 다중주택이 불법개조를 통해 주방을 만들고 원룸처럼 쓰는 게 현실입니다. 사용 승인 후 주방을 설치하는 방법인데요. 이것이 적발되어 징계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중주택은 앞서 소개드린 다세대, 다가구 주택에 비해 주차대수에서 유리합니다. 단독주택의 주차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인데요(자세한 설명은 주차를 다룬 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다중주택은 설치하는 주차대수를 줄이면서, 최대한의 세대수를 확보하는 건물을 짓고자 할 때 효과적인 용도입니다. 하지만 주변 주차환경이 열악해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공동주택 중 연립주택과 아파트입니다. 연립주택은 주택으로 쓸 수 있는 면적이 660제곱미터 이상이고, 4층 이하의 공동주택입니다. 공동주택부터는 여러 동이 단지를 이룰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각 동의 면적을 기준으로 용도를 산정하구요. 지하주차장은 주택으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주택 면적에서 제외합니다. 아파트는 5층 이상의 공동주택입니다. 주택으로 쓰는 면적이 660제곱미터를 넘어가면 연립주택, 5층도 넘어가면 아파트가 되는 것입니다.
공동주택 중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는 건축법 말고도 주택법이라는 법규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단지 내 도로 폭, 노인정이나 놀이터, 어린이집 설치 등 지켜야할 세부규정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건축주 분들이 이런 건물을 지을 일은 많지 않겠지만, 참고삼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린생활시설입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소규모 건물들이 대부분 근린생활시설에 속합니다. 편의점이나 작은 사무실, 슈퍼, 카페, 식당, 서점 등등. 이것이 규모가 커지면 업무시설, 판매시설, 종교시설 등으로 용도가 변하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용도를 포함하는 것이 이 근린생활시설이라는 용도입니다. 다만, 규모가 작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건축주 분들이 하시려는 근린생활시설의 용도는 대부분 휴게음식점(카페), 일반음식점(식당), 소매점(편의점), 사무실 정도입니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의 가장 큰 차이는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일반만 주류판매 가능). 휴게음식점의 경우 300제곱미터 미만일 경우 1종, 이상일 경우 2종 근생이 됩니다. 일반음식점은 2종에 속합니다. 소매점은 1종으로 1천 제곱미터가 넘어가면 판매시설이 되고, 사무실은 30제곱미터 미만일 경우 1종, 500제곱미터 미만일 경우 2종이고 그 이상이 되면 업무시설이 됩니다. 판매시설과 업무시설이 되면 주차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건축물의 용도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같은 건물이라도 어떤 용도를 담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 무척 많기 때문에 용도는 반드시 잘 따지셔야 합니다. 층수와 높이, 주차대수 등이 바뀔 수 있습니다. 건축사와 충분한 협의를 하신 후에 용도를 결정하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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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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