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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군 Jun 02. 2019

마케팅은 창의력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마케팅 비전문가라면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대기업의 마케팅은 상당히 조직적이면서 기술, 기획, 전략 다방면에서 여러 시선의 검토와 함께 준비되고 실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중견기업 역시 규모의 수준은 작더라도 대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지만 중소기업의 입장은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 기반의 사업모델은 소수의 인적 자원과 기타 물질적인 자원을 제한적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때 사장님(또는 대표님이나 전무님, 팀장님, 부장님 등등)이 가장 흔하면서 쉽게 빠지는 함정이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쉽게 이야기해보면 "창의적이고 신선한 마케팅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우리가 가진 제품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보여주고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성공적인 마케팅의 기본은 "좋은 제품"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최근 10여 년간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꼽아보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브랜드는 바로 애플입니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 센세이션을 일으킨 브랜드 문화는 물론 삶에 깊숙이 침투한 아이폰은 세련된 광고와 더불어 기존에 없던 정기적인 신제품 사이클을 구축하여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다른 제품에 도입했을 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고객은 애플의 마케팅에 매료된 것이 아니라 아이폰에 매료되었으며, 애플의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보다 빠르고 쉽게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뿐입니다. 


카피와 특허 분쟁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샤오미 역시 결국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고, 테슬라와 고프로, DJI 등 우리가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성공적인 마케팅 성과는 모두 좋은 제품에서 시작합니다. 


정말 성공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고 싶다면 우리가 가진 제품이 어떤 상태인지, 충분히 고객의 시선을 붙잡고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플러스알파

오늘도 우리의 상사는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더욱더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라고 지시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배달의 민족의 B급 정서와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은 수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을 괴롭힌 굉장히 유명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치믈리에" 행사나 "배민 신춘문예"는 많은 중소기업과 강소기업 사장님들이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괴롭힐 것인지를 바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들 정도로 성공적인 캠페인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앞서 설명한 대로 고객의 관심을 끌고 환기할 수 있는 요소로 마케팅 캠페인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실제 고객을 통하여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반은 결국 "제품"에서 발생합니다. 


더불어 우리의 사장님은 "치믈리에"와 "신춘문예"만을 기억하지만,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수많은 MD를 생산하고, 글꼴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지속적인 지하철 광고를 통한 신규 회원 가입을 모집하고, 디지털 광고와 소셜미디어 마케팅 활동 등 폭넓은 활동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공적인 마케팅이라는 것은 단지 한두가지의 신선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으로 달성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고객과의 접점을 생성하고 대화하며, 기술과 분석 요소가 포함된 끈질긴 투자와 노력의 결실일 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진짜 마케팅은 남들 다 하는 것부터

대부분의 고객은 보수적이고, 참신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성공한 대다수의 브랜드와 제품이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지나치게 돋보이거나 앞서 나가는 것들은 고객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그 기획 내용은 이미 다른 데서 다 하는 거잖아? 우리가 따라 할 필요 있겠어?"

 해야 합니다. 

조금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남들이 다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야기를 풀어보면,

남들 다 하는 거 우리만 안 하면? 고객은 우리 제품만 인지할 수 없게 될 것이고 구매과정에서 우리 제품을 고려하지 못하게 되겠지요. 


마케팅 활동은 굉장히 치열하고, 극단적 일정도의 레드오션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이루어집니다. 

결국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은 꾸준한 고객과의 대화와 공감대 형성, 브랜드를 인지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일련의 남들 다 하는 것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요즘 유튜브가 뜨는데, 다른 거 접고 이것만 집중해!


요즘 유튜브의 성장률이 심상치 않습니다. 연일 유튜브의 성장세에 대한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페이스북의 몰락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아마 기업 CEO들 간의 대화나 일부 광고기획사의 임원들 정도까지도 이런 이야기를 화두로 다양한 대화가 이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특정 채널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이미 지시를 내렸다면 제발 정신 차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각각의 미디어 채널은 역할과 콘셉트,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요즘 핫한 채널이 등장한다고 해서 기존의 탄탄한 마케팅 플랫폼의 역할을 해오던 미디어 채널이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더 빠른 유행의 변화에 맞추어 각 미디어 채널 역시 엄청난 속도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의 고객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인지를 봐야 하는 것이지 어떤 미디어가 요즘 핫한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장님들께.

몇 시간의 강연이나 수십 분의 연설을 듣고 제품에 대해서 가장 깊게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는 마케터를 괴롭히지 말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더욱 집중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더욱 생동감 있는 결과물로 제품이 돋보이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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