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쥐군 Jun 02. 2020

검색엔진에서 금융 기업으로 이동하는 네이버

근래 네이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마케팅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네이버의 시작은 "검색엔진"에서부터였으나 현재의 네이버는 자사의 서비스 풀을 바탕으로 콘텐츠와 미디어, 쇼핑 등 전방위에 걸친 거대한 제국을 완성했습니다. 


본 글은 제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네이버의 모습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의 예측과 제가 판단한 방향성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와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구글과 네이버의 차이

구글과 네이버는 우리 모두 포털 사이트라고 말하곤 합니다. 웹에서 포털의 의미는 새로운 웹사이트로 이동을 도와주는 터널의 역할을 말하지만 두 서비스는 서로 다른 형식으로 포털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뉴스와 광고, 메일, 쇼핑 등 검색보다 중요한 게 많습니다.

이는 메인 페이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검색창 하나에 집중되어 있는 구글과 다르게 네이버는 다양한 콘텐츠가 전면에 모두 노출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로그인 창 조차도 눈에 덜 띄게 구성되어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그냥 딱 검색하라고 만든 페이지죠.

기업의 방향성이 여기에서 드러나는데, 구글은 웹 포털의 기능에 완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네이버는 콘텐츠를 자신의 플랫폼에 종속시키는 전략으로 접근했습니다. 

현재의 네이버는 네이버 플랫폼에서 생성된 콘텐츠만을 우선적으로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데 이 것 역시 이러한 행보를 뒷받침 해주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제국이 만드는 새로운 빅피처

네이버의 콘텐츠 범위는 매우 거대합니다. 첫 번째로 웹툰이 있을 것이고 이 외에 부동산과 주식, 자동차, 뉴스 미디어, 블로그를 포함한 플레이스, 쇼핑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궁금해하거나 소비하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콘텐츠 유형이 네이버라는 거대한 플랫폼 안에서 모두 제공됩니다. 

주식과 부동산, 자동차는 네이버의 주력 트래픽 페이지입니다.
이제 웹툰과 웹 소설은 콘텐츠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특히 네이버 웹툰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제 한국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지와 경쟁하고 있는데요. 이미 해외 유수 웹툰 랭킹 사이트에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웹툰이 1위를 하는 등 높은 가능성과 경쟁력을 모두 갖춘 상태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광고로 직방 또는 다방을 통한 부동산 정보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이에 못지않은 데이터를 구축하고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네이버 부동산은 물론, 여타 주식 앱을 비웃을 정도로 강력한 정보를 구축한 주식과 음원 서비스 등 현재 생각할 수 있을만한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는 네이버에서 최고 수준으로 이미 서비스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쯤 되면 이건 그냥 오픈마켓이죠.

여기에서 최근 수년간 강력하게 강화된 서비스를 꼽아보면 바로 쇼핑입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페이와 더불어 광고 상품에서도 네이버 쇼핑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이제 국내 전자상거래를 진행하면서 네이버 쇼핑과 광고 등록을 배제하기 어려운 시장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 다시 정리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은 이미 네이버가 갖고 있거나 유통할 수 있으며, 찾아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네이버가 만드는 스타벅스 모델, 넷플릭스 모델 그리고 아마존 모델

네이버는 2020년 6월 네이버 서비스의 유료 모델인 네이버 플러스를 발표했습니다. 월 4,900원만 지불하면 네이버를 통한 쇼핑 적립금액이 늘어나고, 유료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다음의 B2B 유료 모델의 실패(다음 한메일의 우표제 도입)를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유료 모델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을 가질 수 있었으나, 네이버는 이와 다른 구독형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로 네이버는 쇼핑에 대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기존 무료 회원과 동일한 적립금 혜택에 추가 4%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제공할 경우 실질적으로 네이버 페이를 주로 활용하여 쇼핑하는 고객의 종속성과 충성도를 잡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제공하는 쇼핑 경험의 개선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 네이버는 오픈 플랫폼 형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상품 DB를 구축한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구독 상품은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특히 스마일클럽과 같은 기존 오픈마켓의 구독 상품과 비교하여 금액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현금성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은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네이버의 콘텐츠를 오픈합니다.

네이버는 웹툰 미리 보기, 음원 서비스, 방송 영화 콘텐츠 등을 통한 유료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중 일부를 네이버 플러스 회원에게 오픈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마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구독형 상품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콘텐츠 맛보기 수준으로 제공되며 콘텐츠 소비가 많은 고객은 여전히 콘텐츠 단위의 비용을 계속해서 지출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마치 넷플릭스의 한 달 무료 정책과 같이 유료 콘텐츠의 소비 경험을 확장시킨다는 측면에서 네이버의 콘텐츠 소비에 대한 부스트업 효과는 매우 크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최근 네이버 플러스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네이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네이버 페이입니다. 

네이버 페이는 현재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결제수단으로 꼽히고 있으며, 수십조의 금액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적립금(포인트)은 물론 계좌 연동과 카드 연동, 송금 서비스까지 맞물리면서 굉장히 거대한 금융 플랫폼으로 포지셔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쉽게 사용하거나 인지하는 카카오페이와 토스보다도 거대하게 완성된 금융 플랫폼인 것이죠.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바로 네이버 통장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챕터에서 이어가죠.



테크, 콘텐츠 기업에서 금융 기업으로

네이버는 미래에셋 대우와 함께 네이버 통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KT가 케이 뱅크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1 금융으로 만들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산업과 금융자본의 분리를 위해 유지하고 있던 금산분리법의 완화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웹 기반 기업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가진 네이버에서 초기 금융 사업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꽤나 뼈아픈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 3%라니!!

이를 위해서 네이버는 자체 통장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이 결과물이 바로 앞서 말한 미래애셋대우와 함께 준비한 네이버 통장입니다.


만약 네이버 통장이 개설되기 시작할 경우 네이버는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테크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은 기업의 현금 유동성은 물론 자산수익 개선과 더욱 강력한 콘텐츠와 유통, 결제 시스템의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러한 금융모델은 이미 스타벅스가 성공할 수 있는 모델로 증명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제 검색엔진도 아니고, 콘텐츠 플랫폼이나 쇼핑 플랫폼에 한정된 서비스 기업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금융기업으로 고객의 쇼핑 패턴과 검색 패턴을 기반으로 한 관심사 정보를 구축할 수 있음은 물론 이러한 정보는 모조리 금융상품의 개발과 더 효과적인 카드 상품 제안, 대출상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쉽게 바라보면 네이버 부동산 정보를 기반으로 담보대출 상담이 가능해지고, 쇼핑 정보를 기반으로 한 고객 패턴을 분석하여 쇼핑 혜택이 가득한 카드 발급, 라인과 연동되는 송금과 적금 시스템 등 네이버가 금융을 쥐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여기에 증권거래까지 연결된다면 국내 최대 트래픽을 가진 페이지 중 하나인 네이버 금융 서비스는 더욱더 강력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카카오의 질주를 바라만 보던 네이버가 체질 개선을 통해 어디까지 서비스 모델이 확장이 될지 기대와 우려가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케팅은 창의력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