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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Nov 13. 2020

나의 치아바타 사랑

빵에 대한 나의 새로운 취향

치아바타


치아바타는 해외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빵 가운데 하나이다. 직역하면 ‘슬리퍼’라는 뜻인데, 실제로도 납작하고 길게 늘여놓은 슬리퍼를 닮았다. 겉껍질은 바삭바삭하며, 질감은 쫄깃하고 종종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치아바타 레시피는 지방마다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은 흰 밀가루에 ‘비가(biga)’라고 부르는 발효시킨 첫 반죽을 섞어서 만든다. 비가는 수천 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빵을 부풀리는 데 쓰여왔다. 보통 비가를 사용하여 만든 빵은 촉촉하고 구멍이 뚫려 있는 결에, 맛있게 두드러지는 향미가 특징이다. 오늘날에는 완전히 패셔너블한 음식에 드는 이 빵은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한때는 가난한 이들의 식량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곡물 부족으로 인해 최상류 부유층이 아니고서는 흰 밀가루 반죽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빵을 만들 때마다 조금씩 남은 반죽을 슬리퍼 모양으로 늘여서 치아바타가 탄생하게 되었다.

좋은 이탈리아 치즈나 소금에 절인 고기와 함께 따끈따끈한 치아바타를 내면 최고지만,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함께 먹어도 좋다.

[네이버 지식백과] 치아바타 [Ciabatta]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처음엔 이 빵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생긴 모양이 길쭉하고 토핑도 없는 아주 단순한 모양이라 맛이 없을 거 같아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다가 치아바타 빵을 자기 아들을 먹이기 위해서 만들기 시작해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장님이 출연했다. 평소 빵을 좋아하지만 살찔까 봐 자주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버터도 안 들어가고 발효를 통해서 만드니 저 빵을 먹게 되면 건강해질 거 같은 생각이 순간 들었다. 다음날 출연한 사장님 사이트를 찾아서 빵 주문을 했더니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문자가 왔다. 3개월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주문했다가 바로 취소해 버리고 말았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 최선의 빵이 아닐까


차로 40분 거리 인근 도시 백화점 지하매장에 치아바타를 팔고 있었다. 개당 4천 원이 넘고 크기도 크지만 한입 베어 먹다 보면 어느새 한 개가 뚝딱 사라지고 만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푹 들어가는 푹신함은 그 빵이 얼마나 부드럽다는 걸 알게 해 준다. 기름기 없는 담백함은 다이어트 걱정도 덜어준다. 내가 사는 이곳에도 알만한 프랜차이즈 빵집이 몇 개 있지만 치아바타 같은 건 팔지 않고 나오는 빵이 늘 거기서 거기다. 딱히 맛있다고 느끼는 빵도 없다.


큰딸은 치아바타 모양이 베개 같다고 한다.


딸들이나 남편이 치아바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치아바타는 온전히 내 차지다. 가위로 잘라서 하나씩 소파에 기대 그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영어뉴스 듣거나 독서할 때 먹다 보면 만족감과 행복감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어느새 한 개 뚝딱 먹고 또 한 개 먹으려고 하는 유혹을 뿌리쳐야 할 정도다.


내가 사는 시골에도 저 치아바타를 살 수 있는 빵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아침 치아바타 한 개와 커피 한잔 먹고 출근한다면 참 간편하겠다는 생각을 하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매장에서 직접 만든 것과는 틀릴 것이다. '어머 왜 이렇게 싸지? 앗싸 ' 하며 20개에 19,900원 하는 걸 구입했다. 다음날 퇴근했더니 엄청 큰 아이스 박스가 놓여있다.(이렇게 택배가 빨리 오다니) 서둘러 치아바타 20개 봉지를 꺼냈다.


" 애들아 이거 먹어볼래?" 하면서 애들 앞에서

치아바타 20개가 든 봉지를 흔들어댔다.


갑자기 침대에서 핸드폰 보고 있던 아이들의 눈이 동그레 지며 다시 시큰둥해졌다. 남편이 퇴근하자 큰딸이 남편에게 속삭인다. "아빠 그거 봤어? 엄마가 빵이라고 샀는데  보따리를 샀어.(남편이 다이어트를 위해 나에게 강력 주문한  우리 집에 절대 빵을 들이지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에게 마이동풍이다.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산단 말인가). 바로 나는 냉동실에서 치아바타 빵 보따리를 공중에 휘저으며 '요거 아침에 30초 데워서 딸기잼에  발라 먹고 가야지'라고 했다.


치아바타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주말


하지만 내가 주문한 건 국내 제빵 장인이 만든 게 아닌 가장 저렴하고 양이 많은 빵이었고 국적은 외국이었다. 매장에서 파는 말랑말랑하고 발효된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코스트코나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게 대용량으로 파는 이맛도 저 맛도 아닌 그런 빵 같은 것이었다. 결국 한두 개 먹고 나머지가 냉동실에 그대로 있다. 그러면서 고민이 하나 늘었다. 저 치아바타를 어떻게 처리할지 말이다. 치아바타라고 다 같은 치아바타가 아닌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그 백화점 지하매장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맛있는 치아바타를 사야겠다. 지금껏 최대 2개를 샀지만 이번엔 다섯 개 정도를 사려고 한다. 그렇더라도 이틀을 못 갈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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