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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Nov 18. 2020

나도 심플하게 말하고 싶다

나의 평소 언어습관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채 엄청난 열정으로 숨도 안 쉬고 재잘거리는 스타일이다. 가만있으면 표정이 굳어 화난 것처럼 보인다. 때론 안정되지 못하고 방방 떠있는 상태, 마치 혼자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비 현실적인 세계에 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게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 가끔은 그렇게 보인다는 것을 즐기기도 할 때도 있었다. 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마치 밀린 숙제라도 하듯 그동안 못했던 말까지 속사포로 품어댄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볼 때 말을 많이 하거나 빨리 했을 때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할 말이 많으니 말이 빨라지면서 실수도 많이 하게 된다. 후회해 봤자 이미 늦은 일이다. 결국 그 대안으로 생각했던 게 어떤 사건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남에게 전달할 때는 말보다는 글로 스토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 내가 이번에 이런 일이 있었어, 한번 읽어봐'하며 카톡이나 문자, 이멜로 슝 보내는 것이다. 그 후 그 문제에 대해 세부적인 것에 대해 블라 블라.


하지만 중요한 건 최대한 심플하게 말해야 전달력이 크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하다 보면 말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때론 침묵을 지키는 일이 더 득이 된다는 걸 몸소 체득하게 된다. 말을 많이 할수록 정보가 유출되고 말실수를 하게 되고, 내가 말하지 않는 것조차 말한 것처럼 둔갑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한다. 실속 있는 건 조용히 있다가 결정적일 때 빛을 내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말을 줄인다고 능사가 아니다. 할 말을 적기에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고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공격당할 때 적기에 맞받아 칠 수도 있어야 하는 건데 당하는 그 순간은 정신이 혼미해져 아무 생각도 안 난다. 당하다가 한 박자 늦게 이렇게 처치해줄걸 하는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장황하게 수다는 많이 떨지만 정작 이의를 제기해야 하고 바른말해야 할 때는 상당히 서투르다. 평소 논리 정연하고 심플하게 말하는 습관을 길렀다면 좋았을 것이다.




내가 제일 바꾸고 싶은 건, 미스터리 한 미소를 짓고 포커페이스로 아무도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싶고 어떤 이슈에 대한 나의 반론을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말을 줄이고, 말을 해야 할 땐 심플하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구의 강연을 듣지 않은 이상 상대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사회생활에서 젤 싫은 게 배고파 죽겠는데 음식을 앞에 두고 상사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음식이 바글바글 끓어서 지금 먹어야 할 텐데 언제 이야기가 끝나나 해도 계속 이어진다. 직원들은 그 말을 듣고 있지 않다. 음식을 앞에 두고 말을 많이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직원들과 사회단체장들과 예식장 같은 데서 연말 식사가 있었는데 우리 사무실 장이 지루하고 요점 없고 핵심 없는 이야기를 하고 바통을 또 다른 사회단체장에게 넘겨주고 한 다섯 명이 지난 다음에야 본격적인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 사람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년 교육생 환영만찬을 호텔에서 하게 되었다. 우린 룸에 들어가자마자 음식이 준비되어서 차례차례 우리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와 조용히 먹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먹자 그때 고위직에 있는 분이 간단히 이야기를 했다. 그때 정말 확실한 클래스의 차이를 느꼈다.   





이동우 의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라는 책에 가이드 라인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요즘 너무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한없이 듣고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은 없다. 딱 핵심만 3가지만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 역시 타인과의 인간관계에서 극히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장황하게 자기 이야기, 남 이야기 다 이것저것 끌어내서 끝도 없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 경우이다.


27p : 누군가가 질문했을 때 대답하는 정도로만 하는 게 좋다. 마치 목감기에 걸려서 말을 못 하게 된 사람처럼


34p : 중요한 자리에 참석한다면 상대방의 키워드만 적을 것.


43p : 모든 말하기에서 세가지만 말하기...


51p :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면 결론부터 말하기


68p : 가능하면 먼저 말하지 말기


72p :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 환기 작용


87p :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서 매 순간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들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


101p: 말하기는 근본적으로 글쓰기를 바탕으로 한다.( 글로 쓴 후 말하기 연습해보자)


140p: 상대방을 생각 않고 말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나랑 코드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독서량의 차이라고 생각하라.

 

197p: 사람과 함께하며 에너지를 얻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에 에너지를 충전하는 센서티브 한 사람.


저자도 이런 사람이라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면 에너지를 뺏긴다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남들은 어울리면서 즐겁다고 하는데 전혀 즐겁지가 않다고 한다. 저자처럼 혼자서 힘을 충전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그런 편이다.


203p:  반대의견에 대한 답변도 정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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