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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Nov 17. 2020

나도 카페에서 글쓰기를 해보려 하니

내가 뭘 하려고 하면 왜 그럴까 하는 것에 대한,,,

집에서 가끔 글을 써보려고 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잠시 외출을 하거나 산책하게 되면 영감이 떠오른다. 글을 쓰는 것도 영어공부도 억지로 하려 하지 않고 장소를 옮기고 환기시켜가면서 장소가 제공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집중도 잘 될 거 같았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들렀을 때 그곳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책이나 글쓰기 도구를 챙겨 오지 않은 탓에 늘 아쉬움을 느낀다. 이젠 백팩에 만년필 네 자루, 수첩, 블루투스 키보드, 헤드셋카드지갑이 늘 장착되어 있다. 평소 많은 물건을 담고 다니는 것을 좋아해 백팩이 내게는 최적의 가방이다.  


얼마 전 일이다. 둘째가 학원에 있는 시간 기다릴 겸 글을 써보고자 근처 카페를 찾았다. 글을 쓰기 위해 카페를 간 건 아마 처음이었다. 때론 모처럼 그렇게 뭔가를 해보려 할 때 방해물 같은 게 나타 나가도 한다.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한다. '꼭 내가 뭔가 해보려고 하면....' 왜 이런 일련의 일들이 발생할까. 우연치곤 그 행태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 생각을 하기까지 내 삶 속에 다양한 우연과 매일 밤 꿈의 내용 그런 것들의 일치를 즐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날도 평소 습관대로 '참 이상하단 말이야,,,'

 

손님도 많고 매장도 넓었다. 카운터랑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도 많이 있었기에 부담 없이 책도 보고 글도 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처럼 보였다. 커피를 주문하고 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다. 옆에서 여고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그곳이 적합할 거 같아 잠시 앉았다. 하지만 그들은 참고서를 펼쳐놓고 있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나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과연 저들이 공부하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엄청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반은 욕을 섞어서 하고 있었다. 그 수다가 계속 귀에 정확하게 들어와서 더 이상 집중할 수 없었다.


급기야 여성 혼자 공부를 하고 있는 구석진 자리 바로 옆으로 옮겼다. 혼자 공부하고 있기에 수다 떨 대상도 없으니 최적의 자리라고 생각했다. 바로 주문한 커피를 가져와 앉아 바로 노트북을 꺼내서 글을 쓰려고 하는 순간 조용했던 여성의 핸드폰이 갑자기울리기 시작했고 몇 분간 누구랑 하는지 폭풍 수다가 이어졌다. 잠시 여성이 자리를 비운 후 남자 친구와 함께 들어왔다. 둘은 한참을 뭔가 이야기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조용한 여성이었는데 이건 웬 상황인가 했다. 왜 내가 어딜 가면 주변이 항상 시끄럽고 내가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별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 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런 모든 일상적인 일들을 인과관계를 엮어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몇 분 지나자 옆좌석의 남자가 그만 가려고 일어나려는데 여성이 잡는다. 다시 뭐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남성은 운동하러 간다면서 나갔다. 이제 여성 혼자서 조용히 공부를 하나 싶었더니 갑자기  '아' 그러면서 추임새를 넣으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조금 후 그녀는 또 가족에게 전화를 한다.  '그럼 엄마도 밥 먹어? 그럼 백반도 시킬까? ' 한다. 아마 공부하다가 가족을 만나 저녁을 먹을 계획인가 보다.  내가 너무 옆자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가. 결국 난 그 카페를 나와서 근처 2층이 있는 카페로 옮겼다. 커피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청소년 남학생 여섯 명이 왁자지껄하고 있었다. 한 5분 앉아있다가 나왔다. '오늘은 그런 날인가 ' 

   

그날 카페에서 글 쓰는 일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다. 카페에서 나는 잡음이 또렷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바글바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그게 딱 어떤 형태로 들린다면 집중할 수 있지만 그날은 모든 소리들이 또렷이 들려왔었고 조용히 있다가 내가 접근하니 주변이 시끄러워진다는 점을 혼자 나름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는 내게만 일어나는 어떤 현상으로 또 여기게 되자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은 예정되지 않은 우연과 필연이 어울린 결과다. 평소 꿈도 많이 꾸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에 인연과 필연을 많이 연결시켜 생각하는지라 혼자 심각하게 생각 했던 것이다. 그날 카페에서 집중할 수 없던 이유에 대해 그날은 그냥 그런 날 이라고 단순히 넘길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우연들이 단순히 일어난 일임에도 나 혼자 착각해서 '왜 나만 카페에 가면',  '왜 내가 뭔 일을 하려고 하면' 하는 식으로 자꾸 생각들이 흘러가게 된다. 나의 뇌의 구조속에는 전생, 꿈, 사주, 인연, 악연 그런 것들이 뒤죽박죽 되어 별별 상상을 하는 빈도가 나이 들수록 늘게 된다. 그런 주술적인 부분으로 흐르지 않게 스스로를 제어하고 가끔 생각을 무심하게 흘려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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