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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May 19. 2021

그 어떤 상황에서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얼마 전 이사 온 이곳은 4층 빌라단지다. 단지와 단지 사이 거리도 넓고 찻길과도 멀어서 집에 있어도 휴양지에 온듯한 느낌이 드는 편안한 곳이다. 가끔 까치가 여긴 내 집이야 하는 것처럼 이 단지 저 단지 지붕을 분주히 옮겨 다닌다. 오전에 비가 조금 뿌린 탓에 뒷산은 물기와 안개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중충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산은 언제나 신선한 공기를 내뿜고 있어 창문을 열어두어도 집밖 산책을 나가도 그 신선한 공기로 기분이 참 좋다.


사라진 시간들이라고 해야 하나. 근 한 달 동안 멍하니 여러 가지 것을 회상하면서 보낸 거 같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래 전의 일들과 까마득히 오래전 일들이 오버랩되면서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반복되는 생각에 빠질 때가 많다. 나이가 들면 과거를 먹고 산다더니 이렇게 과거의 기억 속만 헤매고 있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시간이 주어진 이 시간에도 계속 회상으로만 시간을 버릴 수 없었다. 책을 봐야겠다 해서 몇 권 주문했지만 흥미를 끌지 못하는 복잡한 책이라 몇 페이지 들추다 치워버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가볍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줄기차게 검색한 결과 모처럼 그런 책을 찾았다.  드디어 성공이다.



소파에 기대어 창밖의 밝은 오후의 햇살과 뒷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에세이를 읽노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삶은 군데군데 예상하지 못한 언덕이 많다.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 속에 살아간다. 그 고난의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중이 하나가 바로 책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먼저 일본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사치스러운 고독의 부터 소파에 기대 천천히 음미하듯 읽었다. 저자의 삶도 많은 욕심부리지 않고 소소하게  쓰고 우체국 가서 글을 부치고 오는 길에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자신만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며 만족하고 있다.


35p. 언어가 존재하면 그 언어를 가리키는 사물을 인식할 수 있지만 언어가 없으면 인간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조차 인식하지 않는다. 즉 다양한 언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세상을 더 많이 인식할 수 있는 사람, 바꿔 말하면 '더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많은 언어와 만나는 것으로도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넓히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36p. 독서를 하는 사람은 인생의 다양한 장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상황을 지켜본 사람은 현실에서 그와 유사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다.

37p. 소설 이외의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지시고 가 관점은 놀라운 경험으로 축적된다. 이러한 경험은 삶에 고난이 닥쳤을 때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어주고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이상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확률도 높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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