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어방송에 출연한 이유 그리고 진땀

by 얼음마녀

2019년 글로벌 리더 교육은 늦은 나이지만 영어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영어를 생활화할 수 있게 도와준 교육이었다. 그 교육 이후에도 난 시간이 없더라도 꼭 영어방송은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들을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출근 전, 출근하면서 차에서, 퇴근 후 집에서 그렇게 틀어놓다 보니 어느 정도 귀에는 익숙해지고 이렇게 익숙해지다 보면 상용 문구가 귀에 익히고 어느 순간 아웃풋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광주 영어방송 GFN(Gwangju Foreign language Network)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교육 동기로부터 자신의 미래계획 , 즉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가 영어방송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교육을 마치니 뭐라도 영어실습이라도 하고 싶은 의욕이 넘치는 데다가 새로 발령받은 사무실에서는 갈구는 사람으로 인해 의욕도 나지 않고 일도 일 같지 않고 되돌아온 곳은 한마디로 지옥이었다. 나름 개인적인 삶의 활력을 찾아야 기운 내서 사무실 가서 의욕 있게 일할수 있지 않을까했다.


사실 난 그걸 과거 몇 번 듣기는 했지만 출연한 한국사람도 영어를 너무 너무 잘해서 과연 내가 할수 있을까 걱정도 앞섰다. 영어방송 피디와 어떻게 전화 연결이 되어 정말 능숙하게 영어는 못하지만 경험 삼아 출연해보고 싶다고 하니 오케이 하면서 원고를 보내주셨다. 원고에는 그 방송이 무려 30분인데 그 원고 빈칸에 내가 할 말을 써서 보내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 그냥 난 써서 외우면 되겠네 하고 쉽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 빅뉴스를 글로벌리더 교육담당 자치 인재개발원의 여팀장에게도 알렸다.


드디어 방송날 가보니 오래된 어떤 건물을 방송국으로 쓰고 있었는데 왠지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내가 제대로 온건가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방송 5분 전에 출연진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했다. 외국인 한 명과 한국인 두 명인데 알고 보니 한 명은 내가 전에 토익학원 문의했던 원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해외에서 살다온 사람 같았다. 그리고 바보같이 난 그게 생방송 인지도 몰랐고 또 아무런 연습도 없이 바로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큐 하면서 영어방송을 시작하는 것이다. 속으로 당황했다. 아니 리허설도 안하나. 피디나 카메라맨 방송 보조하는 사람들도 다 영어방송 내용을 이해하고 영어에 능숙한 사람들로 보였다.


내가 외운 거 외엔 하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대화를 진행해 나갈지 걱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식은땀도 나기 어려운 그 몇 초간에 외국에서 오랜 생활을 했던 사람이 나에게 뭐라고 질문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뭔 말인지 모르고 정신없이 I'm scary 라는 대답을 했고 그게 또 웃음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미친 듯 방송을 마치고 도망치듯 난 방송국을 빠져나왔다. '미쳤지 미쳤어' 다시는 이런 모험 안 한다' 그러고 있는데 인재개발원 신과장님이 방송 잘 봤다고 전화를 주셨다. 그게 유튜브다 페이스북 동시로 보이는 라디오로 바로 전국으로 방송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도전 안해야지 굳게 다짐했다.이게 바로 내 영어방송 첫 출연의 웃픈 기억이다.

작가의 이전글<운의 알고리즘> 책에서 깨우친 몇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