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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ul 16. 2021

황당하고 더욱 황당한 주민분노

2020년 초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사무실에서 시작이 좋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사건이 있었다.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그 전조가 있다.


발령난지 얼마 안 된 1월 초 웬 노인이 한분 들어왔다. 그때는 오후 3,4시쯤 되었기에 나름 나른하고 한가한 분위기였고 산업팀장의 아는 지인이 찾아와서 사무실 가운데 원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른 직원들은 각자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분은 동네에서 축산업을 크게 하는 일명 돈이 엄청 많은 분으로 군에서도 상당히 발이 넓은 축에 속했다고 한다. 산업계 앞에는 그전에 와 있던 다른 마을 이장이 한 명 서 있었다. 문제는 산업팀장이 자기를 응대해주길 바랬는데 산업팀장도 발령난지 얼마 안돼서 그분이 그런 성향의 유지인지 파악도 안 된 상태다. 산업팀장도 민원으로 온 지인과 원탁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기에 그를 응대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아무도 자기에게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둥번개 같은 소리를 내면서 나 포함 팀장들 꼴랑 두 명인데 자리에서 다 일어나라고 호통치는 것이다. 나와 산업팀장한테 나이가 몇이냐고 저런 이장들만 눈에 보이냐 산업팀 여직원한테는 너희 아버지 나이가 몇이냐 하면서 군수한테 일러분다고 하면서 한 10분 이상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나중에 면장도 왔지만 어떻게 흐지부지 기분을 잡쳤다. 면장은 이 상황에서 우리한테 인사 잘하라고 했고 그 민원한테는 굽실거리며 죄송하다고 했다.


그냥 와서 본인이 먼저 무슨 일 어디서 보냐고 그 담당자한테로 가면 되는데 자기가 들어와 있었는데 아무도 자기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는 게 큰 이유였는데 유지들이 그러듯 나름 부심이 있는데 그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거 같았다. 또 옆에 마을 이장이 있었는데 이장이라는 감투 하나 쓴다고 직원들이 이장님, 이장님 했던 것이 또 맘에 안 들었을 수 있다. 지금 와 생각해도 그날의 그 건은 우리가 그렇게 호통을 들을만한 일도 아니고 억울하기도 하고 기분이 상당히 나쁜 일이었다. 더 아쉬운 건 내 옆에 상담실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문이 있었는데 평소 맘에 안 들던 그 문을 탈출구로 썼으면 했는데 실행 못한 아쉬움이 가끔 든다. 그때 바로 나가버렸으면 오만가지 험한 꼴을 안봤을텐데 말이다.


 후에도 여러번  축산업자는 아무  없다는 듯이 부처님 한토막 같은 얼굴로 왔다   있다. 선례가 있기에 그분이 오면 어떻게든 눈을 마주쳐 인사를 하려고 한다. 가끔 뭐가 꼴리면 그런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걸로 끝인  알았던 사건이    군청에서 일어났다. 무슨일로 군청 가서도 한바탕 악쓰고 뒤집고 전화받고 있는 여직원 수화기 뺏고 하다가 안경 빠지고 했는데  여직원도 그때 받은 트라우마가 심각했을거같다. 그때도  일어나라고 해서 인사를 제대로 했냐 안했냐를 따지고 그랬다고 한다. 분노 퍼붓고 난리 피우고 했던 것들이 그때 이곳에서 했던 내용과 너무 똑같았다. 이런 민원인이 읍면당  2 이상 있는데 유독 내가 근무했던 면에는  블랙리스트 숫자가 많았다. 문제는  블랙리스트들이 폭발하기전에 얼른 눈을 맞추어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들을 대우해 줘야 한다. 민원이 많아서 우왕좌왕할때  몇초간을 놓치면 자칭 지역유지급의 부유한 축산업자의 화를 건들어 하루 기분을 잡치고 듣지 말아야  소리를 듣고 공포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만약 이런 일이 도시 관공서 민원실에서 일어났다면 바로 청경이 달려와  민원을 소란죄로 끌고 갔을것이다. 우리는 청경도 없기에 그런 황당한 일이 일어날때 아무도 우리를 방어해 줄수 없다. 우선 비상구로 대피해야 한다. 대피 못하고 어처구니 없이 당한  일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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