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세상은 무거운데 견뎌낼 힘이 부족했다. 정신은 너무도 나약했고 세월의 풍파를 많이 겪지 않았기에 세상이 두려웠다. 시간이 빨리 지나 얼른 30대가 되길 원했다. 30대에는 40대가 되길 원했다. 50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알수 없었다. 그냥 노년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느낌이 들어 서서히 오길 바랬다. 화살처럼 흐르는 시간앞에선 인간은 무력하기에 나도 모르게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덧 50대의 길목에 도달해 있다. 이제 언덕을 내려갈 일만 남게 되었다. 얼마후 60대가 될것이고 완전한 노인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앞선다. 젊음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인생에서 도대체 50대는 어떤 기간인가. 대부분 자녀들이 성장하여 자기 갈길 가는 시기고 이때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체력은 예전같지 않다. 어디서 다쳤는지 모르는 상처가 팔뚝에 나 있는데 그 상처도 쉽게 아물지 않는다. 마냥 피곤하고 아무것도 아닌일에도 화가 나 분노조절이 안될때가 많다. 철저하게 자신을 컨트롤하지 않는 이상 노화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릴것만 같다. 결혼을 늦게 했다면 아이들 사춘기와 자신의 갱년기가 충돌하는 시기일수도 있다.
나 역시 50대에 대해 건강이든 뭐든 아무런 생각이나 대비가 없었다. 그냥 말년이 되면 뭐든 편해지겠지 안일한 생각을 했다. 삼사십대에는 관리하지 않아도 신체나이가 주는 잇점을 그냥 누리다가 50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그동안 관리하지 못했던 것들이 표출되어 나온것이다. 그렇게까지 신경안쓰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50대가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 였던 것이다. 좀 더 조심하고 건강한 신체를 위해 관리를 했어야 했다. 스트레스도 관리를 해줘야하고 꾸준한 운동과 몸에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했어야했다. 게으름과 습관이라는 타성에 젖어서 무방비 상태로 50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간의 노화가 겉으로만 오는게 아니고 신체의 장기도 서서히 노화가 온다. 90넘어서는 거의 기력이 점점 줄어들며 인간의 삶은 마지막을 향해 내닫는다. 인간이 영원히 살지 못하고 언젠가 죽을거라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산다. 두려움의 영역이자 신의 영역이기도 하다. 언제나 두렵기에 애써 외면했는지 모른다. 인명은 재천이지만 몸도 마음도 노화의 강을 건너고 있는 이때 우리가 할수 있는 부분까지는 잘 관리를 해줘야 60,70,80,90의 강을 무난히 건널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