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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ul 11. 2022

새끼 새들은 날기 연습 중

요즘 며칠 사이 새 관련 신고가 많이 들어왔다.

새가 낙하하면서 바닥에 떨어져서 온몸에 상처를 입고 다리까지 부러졌다고 군청에 신고가 들어갔는지 군청 직원은 오후 점심 먹고 도착한다며 그동안 새를 면에서 잠시 보호 좀 하고 있어 달라고 했다. 무슨 새인가 하고 신고가 들어온 주택에 가보니 주인이 두 손안에 아주 작은 새를 보여준다. 신고 들어온 새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혀 날지를 못했다.

상처부위 상태가 털이 뽑힐 정도로 안좋다

이것도 안타깝지만 그 주택의 처마엔 어미새가 혼자 앉아있다. 혼자 있는 어미새를 보니 너무 측은했다. 동물보호센터로 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요즘 새들이 나는 연습 중이니 웬만하면 놔두라고 한다. 새가 날기 연습하는 것은 본능일 것이다. 어미가 옆에서 독촉하며 어서 날아야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혼자있는 어미새

군청 직원이 나오기 전 새끼를 사무실 구석에 박스 속에 넣어두었는데 계속 찍찍 소리를 낸다.



다음날엔 사무실 현관 쪽에 둥지가 두 개가 있는데 그쪽에서도 새끼 새가 떨어져서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날지는 않았지만 기어 다니고 있어서 동물보호센터에 보낼 필요는 없었다.  남직원 한 명이 사다리를 이용해 그 새를 어미가 있는 둥지에 넣어주려고 했지만 팔이 닿지 않았다. 마침 그날 복직한 남직원이 있었다. 새끼를 둥지에 넣기에 충분한 긴팔을 가진 직원이었다.  그렇게 새끼를 넣어주고 며칠 후 보니 새 가족들이 전부 안보였다. 아마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 전체가 먹이를 찾으러 갔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인간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립하고 혼자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본능적으로 어른이 될 준비를 한다. 어미 새들은 새끼들에게 어서 날아야지 왜 잘 날지 못하냐며 재촉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가 옆에서 재촉할수록 잔소리가 되고 트러블이 생기며 자유롭게 날개를 펴는데 장애요인만 될 것이다. 아무튼 쿨한 어미새가 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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