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위하여
타인의 존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존엄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들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더 나아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특정한 지위를 얻었으니까, 우월감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고자 했던 말과 행동이 오히려 스스로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꼴이었다는 것. 자기 가치와 인정, 권력을 확인한답시고 자신도 모르게 타인을 자신의 의도와 목적, 기대와 평가, 전략과 규칙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이들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한다 해도 그리 중요한 일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의 행동은 존엄하지 않다.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
그렇게 때문에 지금이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토록 존엄하지 않은 인류의 발전을 그들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멈출 수 있단 말인가. 오해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말로, 존엄한 행동으로 스스로의 존엄을 지킬 뿐 아니라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책임지고 보여주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존엄하지 않은 타인의 행동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격분해봐야 소용도 없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이 가진 가능성 안에서 인간의 존엄함이 더 이상 짓밟히지도, 다치지도, 억눌리지도 않게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 필요한 변화다.
<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