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메커니즘]11. 논리의 힘 ②
휴먼 디자인 기본개념에는 회로(circuit)라는 개념이 있다. 채널(channel)로 구성된 '회로'는 말 그대로 우리 몸에 있는 전기배선도와 같은 것이다.
각 회로는 저마다 제각기 수행하는 역할들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에게 다소 딱딱한 어감으로 다가오는 '논리(logic)'는 바디 그래프에 있는 총 6개의 회로 중 '이해 회로'에 속한 특질이다.
논리는 사춘기 여중생처럼 민감하거나 감정적이지도 않고, 승부사 기질이 있는 누군가처럼 물불 가리지 않은 채 밑도 끝도 없이 저돌적으로 달려들거나 괜한 고집을 부리지도 않는다. 논리는 오직 '사실'에 근거해서 '가설'을 세워 '이론'을 만들고, 이것을 반복적으로 '실험'한 후에 연속적으로 '신뢰'하고 믿을 만한 '패턴'으로 '증명'이 된 경우에만 집단에서 인정되고 수용된다.
의심 많고, 심각하고, 차갑고, 만족할 줄 모르고, 까칠하지만, 우리의 안전한 미래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믿음직스러운 존재다.
이것이 논리가 이 세상에서 수행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논리라는 어감이 주는 다소 딱딱하고 정제된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논리가 이 세상에 가져오는 삶의 '리듬'이 얼마나 웅장한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지, 아마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는 자신만의 흐름과 리듬이 고정되어 있다. 이렇게 고정된 '패턴'이 깨지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면 우리는 서로 '함께' 있을 수 있고 또한 서로 '사랑'할 수 있다
논리는 이 커다란 우주적 흐름 속에서 이토록 다양한 형태의 생명들이 서로 아름답게 사랑을 노래할 수 있도록 이 세상의 '리듬'과 '패턴'을 지휘한다.
마치 선두에서 진두지위하는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 각 악기의 화음, 음정, 템포가 균형 맞춰진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논리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다음 글 : 논리의 힘 ④ 청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