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메커니즘]12. 논리의 힘 ③
(이전 글 : 논리의 힘 ② 논리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
요즘은 웬만하면 책을 거의 사지 않는다. 집에 있는 책장이 이미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된 터라 대형 서점에 가서 대략적으로 리뷰를 하다가 집중할만한 책이 눈에 띄면 도서관에서 대여를 한다.
1년 전쯤 이런 나의 룰을 깨뜨리고 내 방의 공간을 허용한 책 한 권이 있었다. 9년 여의 끈질긴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몸을 사용하도록 돕는 「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이다.
이 책 곳곳에서 베어 나오는 한 연구자의 인간의 몸에 대한 고뇌와 열정 어린 헌신의 '과정'들은 정말이지 놀라움을 넘어 절로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는 홀로 거울 앞에서 자신의 말하는 방식을 관찰하면서 머리가 젖혀지고, 후두가 눌리는 등 다양한 신체 현상의 모든 세밀한 움직임에 헌신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 결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기능인 '중주 초절(primary control)'을 발견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인체 곳곳의 세밀한 움직임을 마음, 감각 등 관련된 여러 요인들로 초점을 유지, 확장해 나가며 결국 그 누구도 한 적 없는 육체와 의식의 통합성을 통쾌하게 설명해냈다.
늘 현시해서 증명해 내야 하는 에너지에 굶주려 있는 논리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수많은 반대와 비평을 견뎌내며 반복적인 실험과 테스트를 통해 사실을 얻어내야 하는 이 험난한 논리의 여정은 '세부사항(detail) '에 대한 '초점(focus)'이 유지되지 않으면 그 여정을 완수할 잠재성마저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의 여정은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견뎌내야 하는 고된 시련이 되기도 하지만, 프레더릭 알렉산더가 보여준 헌신처럼 감탄할만한 힘이 되기도 한다.
(다음 글 : 논리의 힘 ④ 청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