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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직한연필 Jun 07. 2024

먹고살기 /지옥철  출근길

우리는 왜 날마다 우울한가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로,

무표정한 수십의 얼굴 무더기 틈으로 또 하나,

표정 없는 얼굴이 섞인다. 

찻간 여기저기 눈치 싸움,

우리의 욕망은 차고 넘치는데 자리가 없다.

자리가 없다.

치고 치이고 끼이고 밀리기를 수차례,

우리가 당도할 곳은 환승 아니면 하차.


이 역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으니 내리실 때 발 빠짐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발 빠짐 주의, 발 빠짐 주의. 

오늘도

최소한 넘어지지는 말자고 정신을 다잡아 본다.


갈 곳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얼마나 부지런한지. 잰걸음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나니 오늘이 더욱 생생하다.


이제 한시름 덜었다.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또 내디뎠다.


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오늘도

발 빠짐 주의, 발 빠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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