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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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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필 Nov 05. 2021

첫 책이 나왔습니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까요?

너무 기다려왔던 일인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네요.


요즘의 저는 글 속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상냥하고 느긋하고 자애로운 엄마는 아닙니다.

늘 지혜로운 말이 준비되어 있는 달변가는 더더욱 아니구요.


글 속의 상황들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글을 들여다보고 뜯어고치고 다시 보기를 반복하면서

그때의 제가 참 애틋하고 기특했어요.

깜냥도 안 되는 사람이 엄마가 돼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버텨냈으니, 얼마나 대견한가.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는 것'말고는 바라는 게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 들어 살만해졌는지,

부쩍 육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요,

엄마가 된 이상 그런 날은 오지 않겠더라고요.

저는 언제까지나 아이의 엄마고, 언제까지나 아이의 안위를 걱정하겠죠.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가 있을까요.

상냥하지도 느긋하지도 자애롭지도 지혜롭지도 못한 엄마지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아이와 손 꼭 붙잡고 통과한 사람도 바로 저인걸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칠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 저를 다독여줄 책이 생겼습니다.

다른 어딘가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을 한 분 한 분과 이 다독거림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떻게 써도 결국은 책 사달라는 말밖에 안 되는군요.

하지만 모든 존재들을 응원하는 마음만은 진심입니다.


'까짓, ADHD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맞든 아니든, 알든 모르든 엄마로서 내가 할 일은 같았다. 달라질 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이 아이의 엄마고, 지금껏 해 온 엄마의 일을 계속할 터였다.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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