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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Oct 28. 2015

가까운 곳으로 출사를 떠나요

새 카메라를 쥐면 꼭 떠나는 곳

새 카메라를 받으면 익숙한 곳으로 출사를 갑니다.
새로운 카메라가 손 안에 들어왔다. 박스를 뜯고 만져본다. 그리고는 내가 원하는 값으로 설정을 끝내 놓고 출사를 준비한다. 나는 새 카메라를 받으면 익숙한 곳으로 출사를 떠난다. 집에서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 비록 지금은 먹방마을로 조금은 시선이 좋지 못하나, 여전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멋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이 곳에서 새 카메라로 한옥마을 같지 않은 사진을 찍어보려 한다.

오늘 방 있습니다 ⓒ로우

평일의 한옥마을, 주말에는 빈 방을 찾기 힘든 곳이 한옥마을이다. 하지만 평일에는 빈 방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긴 평일에 숙박을 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없지. 방학이거나 휴가 거나 그런 것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등장한 이후 엄청나게 쏟아지는 호박식혜 ⓒ로우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호박식혜가 등장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엄청난 주가 상승으로 한옥마을 내에서도 어딜 가든 호박식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초기에는 호기심 때문에 몇 차례  사 먹기도 했지만 일반 식혜가 더 맛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되었다.





창 문을 열어다오 ⓒ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로미오가 줄리엣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어서 이런 대사를 남긴다. "창문을 열어다오." 저 창문 속에는 누가, 무엇이 있을까? 그녀가 있었다면 이 곳에서 예쁜 사진을 찍어줬을 것이다.





한옥마을의 숨겨진 보물 같은 골목길 ⓒ로우

많은 사람들이 한옥마을의  '태조로'와 '은행로'만 보고 돌아간다. 매우 아쉽다. 한옥마을에는 수십 개의 골목길이 존재한다. 이 골목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거늘,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골목들이 사실 한옥마을의 매력 포인트이다.





비가 오는 날에 더 잘보이는 한옥마을 ⓒ로우

출사 당일, 하늘에서 비가 엄청나게 많이 쏟아졌다. 한옥마을을 갈까? 말까? 이런 고민을 할 정도로 말이지. 하지만 출사를 결정하고 나섰다. 비 오는 날에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빗 물이 고이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때가 진짜다. 한옥과 비는 매우 잘 어울리는 한쌍의 커플과도 같다.




아래 동영상은 비 오는 날에 한옥마을에 촬영했던 영상이다.

https://youtu.be/f-gNNRN0o3g?list=PLpP7OZeelYWMVAdRxfaOy30GbNudCGUpV

비오는 날, 전주한옥마을 ⓒ로우 ⓒ이보람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득 품게 했던 한 게스트하우스의 자전거 ⓒ로우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간다.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곳이었지만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만 주인 몰래 문을 열었다. 자전거가 놓여 있었는데, 아마도 가족들이 타는 자전거 같다. 아니면 그저 인테리어 소품이던지. 비가 오지 않았으면 자전거를 타고 전주천을 달려볼 예정이었다. 요즘 자전거가 좋다.






한 50년은 된 것 같은 기와 ⓒ로우

한옥마을에서 가장 핫한 거리들에서는 이런 오래된 기와를 볼 수가 없다. 이런 기와를 보기 위해서는 가장 외곽 쪽으로 나와야 하는데 세월이 느껴진다. 한옥마을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먹거리 길들을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럼 진짜 한옥마을을 만날 수 있다.





찻집이 아닌 카페가 많이 생긴 한옥마을 ⓒ로우

조금 아쉽다. 한옥마을과 카페는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찻집은 한옥과 매우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지금 추세는 찻집이 많이 사라지고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찻집이 좀 더 많았는데.. 아무래도 젊은 층이 주 여행층이다 보니 카페가 늘어나는 것 같다. 이런 사실이 아쉽진 않지만 뭔가 쓸쓸하다.





왜 사람이 아무도 없지? 의문이 들었던 장소 ⓒ로우

오목대를 올라가는 길은 총 세 곳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여기다. 이곳은 햇볕이 잘 들고 주변 풍경도 좋아 사진 찍기에 매우 안성맞춤인 곳이다. 근데... 사람이 없다. 이런 좋은 장소를 두고 다들 어디서 놀고 있는 것일까? 내 사진이라도 남겨야겠다.





그래도 한옥마을 ⓒ로우

한 때, 한옥마을이 너무 상업적으로 변모해 싫었던 적이 있었다. "다시는 한옥마을을 가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적도 있었다. 근데 어쩌겠나, 아주 안 갈 수는 없다. 한옥마을의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지. 먹는 것 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한옥마을이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함께했던 행신역 부역장님, 멀리까지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감사합니다. 아침에는 비가 미칠 듯이 쏟아지더니 오후에는 아름다운 햇볕을 선물해주셨죠. 한옥마을에서 촬영한 사진은 다음 브런치 글에서 더 멋지게 소개하겠습니다. 한옥마을은 먹거리도 유명하지만 우리고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도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여드릴게요! 또 브런치에 놀러 오세요.







새 카메라는 <올림푸스 OM-D E-M10 MARKⅡ입니다. 렌즈는 25mm고요. 제가 약 1년 동안 단렌즈만 사용할 예정입니다. 비록 구도는 비슷해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여행사진으로 브런치 소통할게요. 제 사진과 여행기는 제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www.1100pixel.com [1100픽셀닷컴]


다음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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