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건축 사진 작가 어떠세요?

직업이야기 : 건축사진작가


건축 사진작가가

되는 방법



사진작가는 별도로 자격증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사진작가라고 말하면 곧 직업이 되는 분야이다. 국가 고시를 치를 필요도 없고 시가 자격증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오로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만 있으면 되는데,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을 우리는 '스마트폰 사진작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일상적인 범주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이다. 문제는 그 직접으로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어야겠지만.



사진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보다 좋은 품질의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계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 소비자는 정말 바보가 아니다. 일을 아무에게나 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보다 더 잘해야 되고, 누군가보다 더 유리해야 된다. 그것이 사진 결과물이든 비용적이든 적어도 무엇 때문에 나에게 일을 맡겨야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사진작가로 돈을 벌기로 계획했다면 정말로 돈을 벌어야 되지 않을까?



사진작가라는 말은 너무도 포괄적이다. 좀 더 압축해서 선택해 보자. 나는 그중에서 건축을 선택했는데, 이유는 다녔던 회사가 건축 회사였기 때문이다. 아마 웨딩홀을 다녔다면 웨딩 스냅을 펫샵을 다녔다면 펫 스냅을 여행사에 다녔다면 여행 사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것은 우연처럼 다가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생각해 보면 내 능력 밖의 일이었다. 그냥, 어쩌다가 나에게 온 분야이다. 사실 그 회사에 실적 채우려고 이력서를 넣었던 거라서 건축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다.



사진작가라는 단어 앞에는 매우 수많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이 분야가 창의적인 이유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진작가를 연관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는 창작자가 된다. 사진작가는 곧 창작자가 되기도 하는데, 벌써 두 가지 직업을 갖게 된다. 단순히 사진만 찍어서는 활력이 될 수 없고 찍었던 사진으로 무언가를 해야 될 것 아닌가. 그래야 그다음 일이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이런 생활적 메커니즘에 살아가고 있다.



건축 사진은 확실히 건축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유리하다. 회사 입사 초기에 수능 공부보다 더 열심히 건축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다. 서적은 물론 현장에 방문하기도 했고,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먹고살려고 했던 그 행동들이 결국 나를 이 길로 이끌었던 듯하다. 이렇듯 건축 사진은 그 지식을 바탕으로 도전하면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리고 돈까지 벌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분야이다. 근데 생각해 보자.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는가? 겉을 맴돌며 돈을 벌 수 있어도 깊이가 깊어지기 위해서는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이윽고 티를 낸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면 장비에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된다. 구두쇠 같은 내 성격에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누군가 나아게 일러줬다. 쓰는 만큼 버는 것이라고. 그때부터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물론 소비를 그저 쉽게 하지는 않는다. 몇 번 고민해 보고 현장에서 필요한지 경험을 겪은 뒤에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한다. 육아도 템빨, 사진도 템빨. 이 말은 맞다. 장면의 품질은 좋은 장비가 결정짓는다. 다만 좋은 장면을 찾는 것은 인간이 할 일이다.



잘해야 된다. 쪽팔리지 않게. 이런 심리를 잃으면 안 된다고 믿는다. 적어도 내 선배들, 내 동료들에게 민망하지 않도록 사진을 잘 찍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 부담감이 몇 년 동안 나를 누르고 있는데, 결코 그 기분이 나쁘지 않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배울 것은 계속 탐구해야 된다. 때때로 서운한 감정이 들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나를 보고 나를 따라오기 때문에 상황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우리는, 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더욱 열심히 하면 되고 일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 된다. 더 잘하기 위한.



다행히 건축물은 우리 일상 저변에 널리 깔려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집도 건축물의 하나이고 집 밖을 나서 봐라. 다 건축물이다. 아무거나 촬영할 수는 없지만 공공건축물은 건축 사진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건축물 중 하나이다. 아니면 도시의 랜드마크에 방문한다거나 여행을 떠나 만나는 건축물을 촬영해도 좋다. 물론 돈은 안되지만 그 과정들이 모두 돈을 벌기 위한 초석과도 같다.



사진은 많이 찍는 것이 그렇게 큰 이점이 없을 때가 많다. 오히려 많이 보자. 좋은 사진들을 많이 보다 보면 뇌가 그 장면을 기억해 비슷한 상황이 내 앞에 놓였을 때 그 좋은 장면과 비슷하게 찍으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사진 백 날 찍어봐야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좋은 장면을 발견할 줄 알고 찍은 사진을 마음껏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때 비로소 사진작가로서 세상 앞에 데뷔할 날인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과를 너무 빨리 보려 하고 그것에 대한 대가를 서두르게 요청하는 편인 것 같다. 우린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이 정답일까?


#건축학개론 #건축사진작가 #건축사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보고 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