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와 건축사진작가로 다시 만난 순간

나의 건축사진작가 일대기 : 건축사진작가의 에세이

클라이언트와 건축사진작가로

다시 만난 순간



음..어디서부터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그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러니깐, 내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 그 회사에 엄청나게 어린 분이 계셨는데 이미 건축 현장에서 현장 소장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건축에 있어서 그리고 일을 하는 태도도 프로의 영역으로 너무도 잘하시는 분이었다. 직장에 오래 다녔던 것은 아니었지만 때때로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됐었고, 그 과정에서는 이런 대화도 나눴었다.



"만약 독립하면 서로 도움이 되는 존재가 돼요.", 여기서 독립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지금 회사를 나가서 내 회사를 차린다는 것도 의미에 포함되고 개인적인 일로 서로 원하는 것을 가져갈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자는 뜻이나 원할 때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회사 안에 있으면서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내가 평생 회사에 다닐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는 슬며시 해보는 것이 좋다고 믿는다.



나야 과정이 어찌 됐건 다녔던 회사를 관두게 됐고, 그 이후로 면접도 떨어지고 조건도 맞지 않아 회사라는 곳보다는 자영업자로 다시 시작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것 같다. 예전 직장 동료들이 어떤 삶을 살든 내가 먹고살아야 하는 눈앞의 일이 너무도 컸기 때문에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고 있던 도중이었다. 그러던 나날이, 최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어렸던 소장 님의 전화. 몇 년 만에 받는 그의 목소리.



"실장님, 저 독립했어요."

와. 결국은 해냈구나. 건축 시장이 워낙 보수적이고 깊어서 다녔던 곳 혹은 몸담았던 곳을 두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건축이 유독 그런 것들이 심한 것 같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다니던 회사를, 잘 벌던 돈을 포기하고 개인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가 독립했다. 그리고 건축 문화에 젊은 새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 연락을 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너무도 뻔한 상황이다. 역시 사진 촬영에 대한 부분. 이미 사례로 남길 수 있는 건축물의 준공까지도 앞둔 상황. 뭐 이리 철저한가?



서로 돕자고 했던 과거가 문득, 이윽고 생각이 났다. 나는 우리나라의 기업 인식과 최고 경영자의 마인드가 정말로 싫었다. 다니던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면 뒤에서 욕하던 것은 빈번했고, 회사를 나가겠다고 하면 온갖 불안감을 조성한다. 나가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 이 같은 상황이 박혀있다. 진짜 싫다. (물론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갔던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큰 기쁨이랬다.



직장의 동료였고, 지금은 각각의 일을 하고 있는 대표자가 됐다. 나는 이 너무도 단순한 원칙을 왜 사람들은 행하지 않을까 의문이다. '내가 돈을 잘 벌고, 유명해지고,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주변 사람들이 돈을 잘 벌고, 유명해지고, 큰 사람이어야 된다.', 스스로를 빛내기보다는 타인으로부터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성공이라고 말하는 그 문턱에 조금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병법 아닐까? 물론 나는 성공보다는 성장을 더 추구하고 돈이나 명예보다는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좋아한다. 이 모든 일들이 우연처럼 다가왔지만 같은 미래를 보고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 오늘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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