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건축에 미쳐야 됐던 것이다

건축사진작가의 건축 에세이 :D

by 건축사진가 김진철

본질은 건축에

미쳐야 됐던 것이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돈을 좀 더 버는 직업을 가질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까? 이 질문에 끊임없이 대답하려 노력하지만 답은 어쩌면 정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실제로 엄청나게 행복하다. 그 돈의 크기와 별개로 행복감은 매우 높은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돈에 대해서 조금 집착을 하게 된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근데 그 돈이란 것 때문에 결국 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우리는 좋아하는 일은 정말 압도적으로 좋아해야 된다고 믿는다. 얼마큼 좋아하는지! 내가 이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보다 내 주변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내가 이 일에 미쳐 있다고 생각되어야지만 정말 내가 그 일을 좋아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깐 내가 정말 하고 좋아하는 일을 누가 봐도 좋아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미쳐야 된다는 것이었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이 논리를 몰랐다. 나만 좋아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줄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면 내 주변 사람들도 그와 비슷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내가 과연 건축을 좋아하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을까.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분명 시작은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이 시장 안에 들어왔다. 당시에 내 마음가짐이 어땠냐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 이름을 '아키프레소'라고 지었을 정도이다. 뜻을 풀어내자면 건축 노예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분야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고 있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만의 시선으로 흥미롭게 풀어낼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건축에 대한 즐거움보다는 현장 하나하나의 촬영 비용을 따지게 됐고, 잔금을 받기 위해서 시간을 사용하는 패턴으로 삶의 방향이 옮겨지고 있다. 즐겁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신하고 있는데, 그런 나의 모습이 나에게 큰 실망감을 주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건축이 너무도 좋아서 돈을 의사결정에서 가장 뒤로 미뤄왔었다. 근데 지금은 돈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으니 현실 안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이 되버린 기분이다. 과거를 생각해 보면 건축을 먼저 생각했을 때 가슴이 엄청나게 뛰었던 것 같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이 사진을 올리는 것이 본질이 아니었다. 왜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정말 내가 미쳐야 됐던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축 분야였다. 그 핵심을 벗어나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혼동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 돈을 알아서 따라온다고.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아직 희망적인 사실은 아직도 너무 즐겁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타올랐던 초심에 다시 한번 불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미치려고 했다가 잠시 다른 길로 샜지만 되돌아와서 다시 원하던 길로 걸어가려 한다. 어느 순간부터 건축 공부를 하지 않고, 사진술에 대해서도 연구하지 않게 됐는데,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믿는다. 그 결과물들이 이젠 이곳저곳에서 만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래서 더욱 책임감 있게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다. 그것이 나를 좀 더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는데, 이 시점에 마음가짐을 다시 새기는 것도 좋은 듯하다. 확실한 사실 하나는 쫓기지 않아야 된다는 것. 뭔가 나를 쫓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이 무너지기도 하는 성격이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고 이 일을 하고 싶다. 이젠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할까 한다. 미쳐야 된다는 것. 그 외에 일들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미쳐보고자 한다. 나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까지도 내가 이 일에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이 사실을 깨달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 건축사진작가 김진철


나에겐 여전히 좋은 카메라와 렌즈가 있고, 나와 협업을 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다. 비가 내리던 최근의 나날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깊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이 글은 그것에 대한 나의 해답이다. 진실로 기분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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