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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경환 Jul 11. 2020

어느 날 선물 같이 다가온 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제목에서 봤듯이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왔다. 평소에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끌리는 주제가 있을 때마다 구매한다. 그렇게 장바구니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책들만 260권이 넘는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기존에 책을 사던 방식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이끌려서 샀고, 읽다 보니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이 도착하고 한참 동안 제목만 봤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나는 직장인인가, 직업인가.

직장인은 어떤 의미이고, 직업인은 어떤 의미인가.

현재 갖고 있는 명함에서 회사의 이름을 지웠을 때, 이름과 직무만으로도 내가 누구인지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이력서에 이전 회사들의 이름을 지웠을 때에도 나는 지금과 같은 가치를 갖고 있을까.


답은 명확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나열할 수 있지만, 지금 내가 가진 스킬과 수준으로는 살아남기 어렵겠구나.."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했다. 서른 살이 조금 넘은 나이지만,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애써 위로를 하고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눠졌다. 직장인에서 벗어나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것과 직업인이 직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책을 읽는 동안에는 못 느꼈지만 읽고 나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저자가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정말 많이 생각하며 글을 썼다는 점이다. 책 중간중간마다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 인물은 작가가 저자라고 생각을 하고 예상되는 질문이나 해주고 싶은 말들에 대해서 대화체로 이야기를 나눈 부분들도 등장한다.


제목만 보면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같은 직업인으로 삶을 살아가야 할 것 같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전혀 아니다.

최종 목표는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직업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 현재 나의 직장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나의 전문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은퇴를 하면 직업 수명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20,30 세대의 은퇴에 대한 개념은 과거 우리 부모님의 세대와는 다르다.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춰가려는 니즈와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할 수 있고 싶은 니즈가 훨씬 커졌다. 또한,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원하지 않더라도 경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직장 생활에서 은퇴를 해야 할 때에는 결국 직업인으로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가 온다. 직장인은 '직장' 뒤에 '나'라는 존재가 붙지만 직업인은 나의 '업' 뒤에 '나'라는 존재가 붙는다. 직장은 망하거나 사라질 수 있지만 '나의 업'은 내가 죽지 않는 한 사라지거나 망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나 다움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 소득의 정의를 직장에서 회사가 주는 연봉으로만 생각하면서 높은 직책과 그에 따른 연봉 인상에만 기대하는 경우, 자신의 전문성을 만들지 못하고 관리자로만 지내다 나오게 되면 조직을 떠나는 순간 소득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략)... 소득의 정의를 조직에서 받는 급여뿐 아니라 조직을 떠나서도 유지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기술이나 가치로 잡으면 다니는 목적이나 태도가 달라진다. " 


" <직업의 종말>을 쓴 작가 테일러 피어슨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거나 다른 사람이 지시하는 것을 하는 거라고 경고한다. " 


" 자신의 목표를 회사에서 정해놓은 부서나 직책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해놓고, 이를 다양한 기회와 각도에서 경험하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중략).. 전문성을 중심으로 노력하다 보면 실력에 따라 승진할 가능성도 커질 테고, 승진이 안 되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가능성이 생긴다. " 


" 성과와 성공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력은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며 결과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법을 고민해나가는 것이 성공의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과학이 말해주고 있다. " 


" 앞서 이야기했듯이 승진이나 연봉 인상과 같은 '수단'을 자신의 삶의 '목표'로 착각할 수 있다. 반명 성취지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나 분야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기준에 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부과한 목표뿐 아니라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이르기 위해 개인적을 노력한다."


" 직장을 다니는 동안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변환하는 과정, 달리 말해 자신의 전문성을 확립하기 위해 직장 내에서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그 일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은 워라밸이 안 좋아지는 시점이 생긴다. (중략).. 이를 '워라밸의 역설'이라고 부르는데, 직업인으로서 워라밸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워라밸이 안 좋은 시기를 거쳐야 한다. "


"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다듬기 위해서는 9시 출근, 6시 퇴근 이외에 자기 나름의 시간과 노력 투자가 있어야 한다. 내 경우에는 30대에 그런 시기를 지내면서 직업, 즉 조직에 기대지 않고 팔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고, 40대 이후에는 상당한 시간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 


책에 중간중간에는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갈아타기 위한 중요한 10가지 질문들이 나온다. 당장에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이 질문들을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직업인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어쩌면 이 책은 내가 진정한 직업인이 되기까지 오래도록 반복해서 읽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단편적으로 지식을 넓히기 위한 책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마주하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그런 책이다. 


당신의 직업은 오늘도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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