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경환 Nov 22. 2020

관점은 결심의 대상이 아닌 설계의 대상이다. <프레임>

1년에 100권 읽기 #006

프레임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제목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예전에 누군가를 통해 책에 대해서 간단하게 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 물론, 지금의 '나'이기에 이 책에서 더 많은 것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접했다면, 훨씬 유연하고 넓은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책에서는 프레임을 이렇게 설명한다.


"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 한다. " 


설명만 보고서는 프레임이 무엇인가를 한 번에 해석하기에는 어려웠다.

나는 쉽게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태도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책에 초반에서는 태도는 결국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재밌게도 책을 덮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프레임은 마음먹기, 의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의도된 설계와 자신의 환경에 따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흔히 비즈니스에서 프레임을 잘 짜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높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바로 정치다. 특정 문제나 상황을 두고 서로 치열하게 대립되는 주장을 펼친다. 말이 'ㅏ' 다르고 'ㅓ' 다른 것처럼 같은 말이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프레임 싸움은 '단어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같은 맥락의 문구지만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이 행복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현재의 기분이나 상태를 놓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 자기 삶에 대한 평가가 시시하다면 내가 시시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답이 안 나오는 인생을 살고 있다면, 질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무언가 더 나은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질문부터 점검해야 한다. "


-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구였다. 위에 문구를 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때에는 질문을 하고 나서 '시시한 질문인가?'라는 반문을 하게 만든다. 


책을 통틀어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프레임은 상황에 대한  '마음 가짐' 정도로만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한 가지에 배운 게 무엇이냐 물어본다는 나는 프레임은 결심이 아닌 설계의 대상이다!라고 답할 것 같다.

" 사람들은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프레임을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결심' 한다. 그러나 프레임은 결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설계'의 대상이다. 


- 그동안 나는 프레임을 자기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다짐의 문제,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문구를 이해하고는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결국 프레임은 내가 특정 상황이나 대상, 환경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 설계 지점이 일상적인 공간이 될 수도, 만나는 사람이 될 수도, 평소 나의 습관이 될 수도 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짐이 아닌 그렇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살 수 있다.


" 성취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접근' 프레임이다. 반면에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회피' 프레임이다. 접근 프레임은 보상에 주목하기 때문에 어떤 일의 결과로 얻게 될 보상의 크기에 집중하고 그것에 열광한다. 그러나 회피 프레임은 실패 가능성에 주목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실수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보상의 크기보다는 처벌의 크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 


"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반드시 던져봐야 할 질문은 "내가 내린 선택이나 결정이 절대적으로 최선의 것인가. 아니면 프레임 때문에 나도 모르게 선택된 것인가?"이다.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더라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경제적 지혜의 핵심이다. " 


자신의 인생이 답답하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남이 해주는 애매한 위로의 글보다 스스로에게 정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왜 내가 그런 생각과 마음이 드는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애매한 위로는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잠시 동안 마음은 편해질 수 있으나 스스로 정답을 찾지 못했다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그랬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한 마음에 이 책 저 책을 읽었지만 그 순간만 위로가 될 뿐 나아지는 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창을 조금 더 크게 설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은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집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하이퍼 포커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