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Feb 13. 2023

넷플릭스 칵테일 마스터 : 칵테일 토너먼트

바텐더의 역량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다 

어느덧 6화입니다. 12명에서 5명이 떨어지고 7명이 남았네요. 말도 안 되는 요구 조건들을 수행해 내는 걸 보면 참 대단한 바텐더들입니다. 그러나 중압감을 이기기는 힘들겠죠. 다들 탈락할 것 같은 기분에 불안해합니다. 게다가 게임이 바뀔 거라네요?


속도와 정확도를 보는 이른바 스피드 챌린지에 토너먼트 방식이군요. 분자 기술로 재료를 만들고 그 재료로 클래식 칵테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네요. 이번부터는 승자승 원칙으로 갑니다. 각 회전마다 2명씩 선발하고 떨어진 사람들은 계속 시도해야 합니다. 최후의 한 명이 남아 떨어질 때까지. 7명이니까 3라운드까지 하겠네요.


마티니

첫 번째 숙제는 베르무트 알갱이로 만든 마티니입니다. 주어진 시간은 15분. 15분 안에 베르무트를 캐비어처럼 알갱이로 만들어 마티니를 완성해야 합니다. 이 바텐더들에게 마티니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분자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사실 마티니는 칵테일의 왕이라고 하지만 절대로 맛있는 칵테일이 아닙니다. 강한 칵테일이죠. 마티니가 이름은 유명하니까 바에 처음 온 사람들이 간혹 주문하곤 하는데, 손님이 바에 처음 왔다는 걸 알면서도 이 주문을 그대로 받는 바텐더가 있다면 다음부터는 가지 마세요. 마티니가 맛있다고 느끼려면, 마티니 정도의 강도를 견딜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강도에서 바텐더가 의도한 맛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입맛이 까다롭지 않음에도, 절대 마티니는 아무 바텐더에게 주문하지 않습니다. 제가 솜씨를 알고 있는 바텐더에게만 주문하죠.


그런데 왜 마티니를 칵테일의 왕이라고 할까요? 제조법은 극히 단순한데 어떤 진이나 보드카를 쓰느냐, 수많은 베르무트 중에서 어떤 걸 쓰느냐, 마티니와 베르무트의 비율은 어떻게 할 건가, 칵테일의 온도는, 스터를 몇 번이나, 어떻게 해야지, 올리브나 레몬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따라 수천수만 가지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뭐 대충 섞어도 금세 취할 알코올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요. 미드 같은데 보면 부자집들에는 항상 진과 베르무트와 셰이커가 있는 게 보여요. 셰이커에 술을 붓고 흔들어 셀프 마티니를 만듭니다. 기본적인 레시피만 알아도 되고, 맛의 한계가 없어서 칵테일의 왕이라고 할 만하죠.


다들 베르무트 알갱이를 만드는데 집중하네요. 자신들이 만든 알갱이에 자신이 없기도 하고요. 심사위원들은 알갱이를 떠먹고 마티니를 마시며 평가표를 작성합니다. 알갱이를 제대로 못 만든 사람도, 아예 못 만든 사람도 있네요. 아시다시피 순위는 직접 확인하시고요.

https://www.netflix.com/title/81437299

올드패션드

2라운드 소재는 올드패션드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칵테일이죠. 아니, 두 번째구나. 규칙은 제임슨 아리시리 위스키를 사용하고 비터, 설탕으로 만들어야 하며 오렌지 거품으로 덮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만드는 칵테일이라 어렵지 않겠죠. 하지만 오렌지 거품이 함정입니다. 오렌지 껍질과 과육으로 즙을 짜내고 콩 레시틴이라는 재료로 기포를 만들어야 하는데, 오우 어떤 모양새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보통 칵테일에서 거품을 낼 땐 달걀흰자를 쓰는데 (이걸 에그 화이트라고 하죠) 과연 어떨까요?


올드패션드는 칵테일의 원형에 제일 가까운 술이라고도 해요. 원래 칵테일의 시작이 맛없는 위스키를 맛있게 먹으려고 다른 재료들을 섞었던 거든요. 예전 위스키는 증류기술도 그렇고 요즘처럼 맛있지 않고 몹시 거칠었을 거예요. 그래서 어떤 바텐더가 이걸 맛있게 먹으려고 이것저것 섞으려고 했다지 뭡니다. 뉴올리언스에서요. 그래서 올드패션드의 매력은 독한 위스키 맛 다음에 올라오는 시트러스와 단맛의 조화에 있어요.


두 명은 올라가고, 세 명이 남습니다. 이어서 3라운드가 이어집니다.


패자부활전

3라운드 과제는 1, 2라운드에서 만든 베르무트 알갱이와 오렌지 거품으로 칵테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피릿은 어떤 걸 써도 되고요. 아주 죽어라 죽어라 하네요. 1, 2라운드의 함정이었던 소재에서 떨어진 사람들에게 그걸 가지고 다시 만들라니. 원래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렇게 사악한가요?


세 사람의 칵테일은 다 다릅니다. 진에 오렌지를 인퓨즈한 샤르트뢰즈 칵테일(이건 상상만 해도 맛있네요), 라이위스키와 드라이 베르무트, 커피 리큐를 넣고 로즈마리를 훈연해 만든 맨해튼 변형 칵테일(칵테일의 여왕인 맨해튼의 변신은 무죄죠) 그리고 테킬라에 아티초크, 복숭아 리큐르를 넣은 테킬라 칵테일(남미의 맛이 새롭게 태어나겠네요)입니다.


마지막 3라운드 탈락자가 결정되고 이제 최후의 6인이 다음 경쟁으로 넘어갑니다. 저한테는 갈수록 궁금함 뿐이네요. 마지막 회를 확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