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의 맛은 물론 질감까지 느끼는 칵테일을 만들라고?
칵테일 마스터 5화의 주제는 디저트 칵테일입니다. 디저트,라고 하면 몸이 떨리는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 화려한 색과 모양이 떠오르죠. 특별 심사위원으로 초빙된 곤조 히메네스가 만든 페이스트리를 하나씩 골라 먹고 그 페이스트리의 칵테일 버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심사위원들 미쳤나 봐요. 같은 맛은 기본이고 질감도 느껴져야 한다네요.
곤조 히메네스는 미에트 에 쇼콜라(Miette et Chocolat)의 공동 소유주라고 하는데요, 역시 검색의 힘을 빌어 봅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자기 나름의 초콜릿 라인을 개발해 꽤 유명한 쇼콜라티에인가 본데, 잘 모르겠네요. 패스. (괜히 어멍한 거 검색하느라 시간만 들였네요).
디저트 칵테일이라고 따로 정의하는 건 없지만 저는 바에서 마지막 잔을 마실 때 크리미하고 단맛 나는 칵테일을 좋아합니다. 민트초코 맛이 나는 그래스호퍼가 대표적이고요 브랜디 알렉산더도 좋아하죠. 아니면 평소에 좋아하던 칵테일을 좀 달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잔으로 단맛이 들어가면 약간 술이 깨는 기분이 들거든요. 물론 기분도 더 좋아지고요. 근데 뭐, 굳이 단맛 나는 술 이름을 기억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이 집에서 제일 단 걸로 주세요,라고 하면 되니깐.
아래 글은 제가 예전에 그래스호퍼에 대해 쓴 글이니까요, 그래스호퍼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은 구경 다녀오셔도 좋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오래전이네요.
https://brunch.co.kr/@ray2020/36
자, 여러가지 화려한 디저트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저는 마카롱, 초콜릿, 바나나에클레르, 타르트, 크르와쌍 정도만 알겠네요. (지식의 한계가 너무 명확해서 죄송함다) 역시 바텐더들도 맛은 걱정하지 않는데 질감을 걱정하네요. 액체를 증류하고, 끓이는 건 기본이고 굳히거나 토치로 태우기도 하고 커피와 카카오닙스를 인퓨징하며 칵테일 윗부분을 얼리는 등 저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뽑아냅니다.
바텐더로서 제빵제과 기술을 이해하는 건 이제 필수 코스인가 봐요. 대부분 베이킹에 대한 기본 감각은 있어 보이네요.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수제 초콜릿과 칵테일을 결합하려는 시도들이 꽤 있었죠. 성공했나?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질감을 내려고 가니시를 활용하려는 의도도 보이네요. 초콜릿 맛을 내려고 잔 테두리에 리밍(rimming)하는 바텐더도 있어요!
어떤 바텐더가 페이스트리에 가장 근접하면서 질감도 내는 칵테일을 만들었을까요? 그건 보러 가시고요. 다행히 대부분 평이 좋으네요. 곤조 선생께서는 남을 칭찬하는 데 더 익숙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역시 디저트를 잘 만드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요.
본 게임은 됐고 이제 패자부활전입니다. 5화까지 오면서 항상 카프리가 아슬아슬했는데 이번에 또 피해가지 못했네요. 스즈와 함께. 두 사람에게 주어진 과제는 커피 칵테일이군요. 저는 아이리시 커피 진짜 좋아하는데. 을지로 3가 숙희에서는 목요일과 금요일 12시부터 아주 훌륭한 핸드드립 커피를 파는데, 커피를 주문하고(커피가 메인이니 반드시 한 잔은 주문하셔야 합니다) 다음 잔으로 아이리시 커피를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상황에 따라서 안될 수도 있으니 무조건 내놓으라고 하지 마셔요). 어유,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젠 낮술을 끊어서 더 못 마시겠지만.
사실 커피로 만든 술도 많아서 커피 칵테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다만, 기괴한 주문으로 바텐더를 괴롭히는 심사위원들을 만족시켜야 하니 클래식으로는 부족하겠죠.
카프리는 그린 샤르트뢰즈가 들어간 비주를 응용했고요, 그런데 샤르트뢰즈와 커피가 어울린다니? 어우, 예상 밖이에요. 스즈는 커피와 보드카를 재료로 사용했는데 참기름을 넣었다네요. 심지어 스즈가 이번 대회에서 만든 칵테일 중에 제일 맛있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네, 패자부활전 결과도 가서 보시고요, 에피소드 원래 이름이 왜 커피와 디저트인지 알겠네요. 이 분들도 사실은 패자부활전이 제일 재미있는 거예요. 참나.
https://www.netflix.com/title/81437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