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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15. 2023

여자배구 흥국생명 vs 페퍼스 230215 숏리뷰

페퍼스를 꺾고 흥국생명 1위로 오르다. 

흥국생명은 대 페퍼전에서 4전 4승을 거뒀지만 단 한 번 셧아웃 승을 제외하고 세 번은 모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습니다. 페퍼가 한 세트라도 따냈다는 얘기죠. 조금 더 오버하면 흥국생명에게 페퍼는 절대 쉬운 팀이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흥국생명 컨디션이 요즘 좀 별로예요. 최근 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했는데  이길 때는 셧아웃으로 이겼고 질 때는 세트 스코어 1:3을 기록했지요. 이걸 뒤집어서 해석하면 1세트라도 내주는 경기에선 다 패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1세트는 따냈던 페퍼가 이번에도 한 세트를 따낸다면, 데이터 상으로는, 흥국생명을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버라고요? 알아요. 하지만 상상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페퍼의 최근 5경기는 2승 3패. 기업은행과 두 경기를 패했고, 지에스칼텍스 전에서도 셧아웃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풀세트 끝에 이겼기 때문에 아마 분위기는 끝내줄 거예요. 특히 점프와 스파이크가 나날이 좋아지는 니아리드가 있고, 최가은이 블로킹에서 선방하고 있으며 이한비와 박경현 등 국내 공격수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가 오지영이 수비를 안정시키고 있어, 핵심 선발 선수들만 보면 다른 팀에 크게 꿀릴 일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선수층이 얇아서 교체 멤버가 많지 않은 게 문제죠. 선발이 흔들리지만 않으면 흥국생명이라도 잘 버틸 수 있겠습니다.


흥국생명의 가장 큰 고민은 세터일 겁니다. 김다솔 세터는 안정적이지만 좀 평범하고 뻔한 스타일이고 이원정 세터는 다양하지만 최근 계속 선발로 출전하면서 체력적인 문제와 심리적 부담감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하긴 어느 경기든 세터가 흔들리는데 이기기는 어려우니 세터를 안정시키는 게 오늘 감독대행의 가장 큰 숙제라고 봅니다. 교체할 세터도 두 사람뿐인데, 박혜진은 부상 중이고, 박은서는 출장 경험이 적으니 요즘처럼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기가 어려울 거예요.

누가 세터든 오늘 이동 주아를 보고 싶다! 이주아 선수. 

어제 현대건설이 도로공사에 패하는 바람에 승점이 묶였지요. 흥국생명이 오늘 이기면 이번 시즌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됩니다. 현대건설 따라잡고 남은 기간 내내 1위를 지켜주기를 응원합니다.


오늘은 일이 많아서 직관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흥국생명 경기 있는 날은 약속이 있거나 일이 많거나 그러네요. 요즘 배구 엄청 재미있습니다. (도대체 이거 말고는 배구를 홍보할 말이 생각 안 나서…) 즐배하시자고요.

본게임 

김미연 무릎 부상으로 김다은 선수가 선발 출장했군요. 약간의 티키타카가 있었지만 1, 2세트는 흥국생명이 큰 무리 없이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흥국생명 처지에서 조금 불안한 점도 있었습니다. 3세트 중반까지 니아리드가 20 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고 득점을 기록하고 있었으니까요.


3세트 초반은 흥국생명이 분위기를 이끌어갔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지나고 흥국생명이 11점을 땄을 때부터 페퍼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11:8에서 11:11을 만들고 12:12, 13:13까지 쫓아갔습니다. 그러나 요즘 후반기 들어서 강력해진 김연경의 3점 연속 공격 성공으로 16:13, 달아나는 흥국생명입니다.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페퍼스 박은서의 연속 공격 성공으로 한 점 차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역시 김연경, 더 이상의 추격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지영이 어렵게 받은 디그를 니아리드가 넘기지 못해 한 점 더 추가, 이때 박은서가 날카롭게 꽂아 넣는군요. 18:16 두 점 차.


여기서 김해란-이원정-김채연으로 이어지는 중앙 공격 성공, 박은서의 공격 실패, 엘레나의 공격이 라인 밖으로 떨어지면서 20:17을 만듭니다. 옐레나의 16번째 득점이 이어지고 13번 공을 주고받은 랠리를 흥국생명이 가져가면서 23:17, 니아리드 22번째 득점이 나오면서 23:18, 이주아의 터치넷 범실로 23:19 4점 차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공을 넘기지 못한 페퍼스의 덕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니아리드의 공격이 엔드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흥국생명이 올 시즌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김연경 19, 옐레나 16, 이주아 10 득점으로 멋졌고요 페퍼스의 니아리드도 22 득점을 따냈지만 이한비 선수가 3 득점에 그치는 불운으로 어려운 경기를 치렀습니다. 이번 시즌 배구 보면서 가장 기분 좋은 날이지 싶네요.


그나저나 김미연 선수 얼른 회복하기를. 면캡이 없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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