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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19. 2023

흥국생명 새 감독 마르첼로 아본단자 230219

식빵, 1년은 꼼짝없이 해야하는 거 아니야? 라고 누군가는 속으로...

김연경 선수의 튀르키예 시즌 배구를 관심 있게 본 분들이라면 이 빡빡머리 감독님을 기억할 겁니다. 그때만 해도 이 분이 한국으로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죠. 그런데 이 분이 흥국생명 새 감독이 되셨습니다. Fantastico!


기사들이 많이 났으니, 이 분에 대한 소개는 기사에서 보시고, 터키 시절 김연경 선수의 가장 유명했던 경기 중 하나인 2014~2015 튀르키예 컵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2015년 4월 12일 일요일, 튀르키예 컵(튀르키예 배구 연맹이 후원하는 클럽 토너먼트. 우리나라 컵 대회 같은 거겠네요) 결승전에서 김연경이 속한 페네르바체와 바키프방크가 맞붙습니다. 페네르바체 감독은 마르첼로 아본단자였고 바키프뱅크 감독은 귀데티였습니다.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했어요. 특히 페네르바체는 그 시즌에서 바키프방크에 6번 패한 적 있었기 때문에 이 대회의 승리는 꼭 필요한 것이었을 겁니다.


1세트는 초반 바키프방크가 앞서가는 듯했지만 주장 에르뎀(기억 나시죠? 일본 올림픽에서 자신이 때린 공에 김연경 선수가 맞고 쓰러지자 부리나케 코트를 넘어왔던 그 선수, 에다 에르뎀입니다)의 역습과 김연경의 연속 공격 득점 그리고 마무리로 페네르바체가 25:18, 세트를 가져옵니다.


2세트는 페네르바체의 범실이 결정적이었어요. 20점 대 근처에서 범실 2개를 기록한 게 치명적이었죠. 세트를 결정지은 건 바키프방크의 오날 선수. 서브 에이스로 23-25를 만들어 세트를 가져갑니다. 3세트도 2세트 못지않게 치열했는데요 페네르바체가 서브를 무려 6개나 범실해 타격을 입었습니다. 20점 대 들어서서 에르뎀, 김연경이 공격과 블로킹으로 선방했지만 역시 상대방의 블로킹에 막혀 23-25, 2세트와 같은 점수로 세트를 내줍니다. 페네르바체 입장에서는 큰일 났습니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저렇게 근소한 차이로 지면 심리적으로 압박이 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생각보다 4세트는 싱겁게 끝났습니다. 바키프뱅크는 13% 공격성공률을 보였고 잦은 범실로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14-25. 엄청 긴장했을 4세트를 이렇게 끝내고 나니 페네르바체는 신이 날 수밖에요. 5세트는 페네르바체가 분위기를 쥐고 갑니다. 김연경을 비롯해 페네르바체 선수들이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11-8을 만듭니다. 여기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김연경 쇼가 터지죠. 중앙 파이프 공격을 상대 코트 오른쪽 라인 옆으로 보내버리는 연경(12:8), 왼쪽 윙 자리에서 직선 공격 성공(13-9), 같은 자리에서 이번엔 대각선 공격 성공(14-9), 역시 같은 자리에서 상대방 블로커 터치 아웃 성공(15-9) 이렇게 마지막 세 점을 혼자 휩쓸어 버립니다.

https://youtu.be/flcK9d2nzVU

이 대회에서 김연경은 35 득점, 득점성공률 49%, 서브 에이스 1개, 블로킹 5개, 리시브 범실 0개로 MVP를 수상했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세리머니를 했었죠. 은퇴 얘기가 나오는 김연경이지만 좋은 추억이 많은 아본단자 감독이 오셨는데 1년은 더 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에이, 식빵, 1년은 여기서 더 해야 하잖아? 하고 연경선생이 투덜거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체류에 관한 서류나 기타 문제들이 해결되면 곧바로 코트에 나올 것 같은데, 오늘 흥국생명과 지에스칼텍스 경기에 참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자라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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