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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02. 2023

권순찬 해임과 뉴스 보도의 문제

적당히들 좀 베끼세요. 팩트도 추가해 보시고.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이 해임됐다는 소식이 돌고 있습니다. 이 기사, 저 기사 할 것 없이 내용이 다 그게 그거라서 사실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권순찬 감독이 구단을 떠난다.
이영수 수석 코치가 감독을 대행한다.

이 두 가지만 팩트입니다. 나머지 내용은 다 보인다, 알려졌다, 불분명하다… 등입니다. 이후 임형준 구단주 입장으로 보도자료가 나온 모양인데, 제 능력으로는 못 찾겠네요. 임형준 구단주는 보도자료에서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답니다. 뭐 일방적 주장이라서 팩트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요? 뭔가 사건이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사건을 밝힐 생각은 없고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라는 얼토당토 않는 표현을 썼네요.


아이뉴스 24를 보니 중앙일보가 제일 먼저 기사를 썼고 다들 이 기사를 따라 (그래도 아이뉴스24는 어디서 봤다는 건 밝혔네요. 아래 링크 드립니다) 썼겠네요. 결국 중앙일보가 제일 먼저 썼고 아이뉴스도 따라 썼고 기사 내용이 비슷비슷한 다른 매체들이 베껴썼다는 말이군요(네, 베껴쓴 것으로 보입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 지휘봉 내려놔 김여일 단장도 퇴진


클릭 장사에 혈안이 된 콘텐츠 주워다 팔아먹기 전문 업체들은 제대로 된 뉴스를 원하는 우리 배구 팬들의 마음을 마음껏 유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된 매체가 아니고서 제목만 보고 클릭하면 우리는 그만큼 시간과 기대를 낭비하고 실망만 하고 돌아섭니다. 왜 그만두는지, 도대체 궁금한 건 그건데 왜 찾아서 써주는 사람이 없냐고요. 게다가 이런 분들이 구단 측 입장은 어찌 그리 잘 써주는지. "권감독은 고문의 형태로 같이 한다."라고들 쓰셨는데, 아니, 짤린 사람이 고문도 아니고 고문 비스무레한 걸로 남아 있겠습니까? 

 

그래서 기사를 읽을 땐 팩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이 팩트고 무엇이 추측인지 알아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요.


흥국생명 팬인 저도 사실 좀 당황스럽습니다. 4라운드에서 1위로 올라서야 할텐데 갑자기 감독이 바뀌니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사실 우리 팬들 모두 선수들 떄문에 배구 좋아하지 감독 때문에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 (뒤집어 말하면 존경할 만한 감독님이 아직 우리 풍토에서는 안 계실 수도 있겠고요)


조만간 누군가 사실을 취재해 알려주는 분이 계시겠지요. 쓸데없는 소문의 확산은 배구팬과 선수들 누구에도 좋지 않습니다. 사실이 없을 땐 그저 조금 기다리고요. 누군가 사실을 알려주면 우리는 그 분을 칭송하면 되는 겁니다. 그 분이 계속 사실을 알려주기를 기원하면서요. 할렐루야!


권순찬 감독의 멘트를 딴 기사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마이데일리 박승환 기자. 

https://v.daum.net/v/20230102171102529

- 하루 지난 업데이트 

역시나 이틀 째되니 너도 나도 달라붙어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김연경 선수의 앞으로 행로까지 점치는 글도 있고요. 기자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평론가도 아니죠. 배구판의 전문가도 아닙니다. 전문가인 분들이 취재 한 번 안하고 글을 쓸 리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의 사도도 아니고요. (배구판 불의에 항거할 자신으로 사회 불의에도 항거해 보시던지요) 그저 우수한 자제력을 클릭을 멈추는, 독자의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 이틀 지난 업데이트 

인터뷰 나왔네요. 엠빅 뉴스 

https://tv.kakao.com/v/434807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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