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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04. 2023

여자배구 인삼공사 vs 도로공사 230103

땀을 쥐는 정도가 아니라 땀이 쏟아진 경기 

경기는 예상대로 흥미진진했습니다. 이렇게 세트 안에서도 몇 번씩 분위기가 바뀌는 경기는 오랜만에 봤네요.  4세트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5세트가 비교적 싱겁게 끝나긴 했지만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래서 배구를 못 끊는다니깐요.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vod/index?uCategory=kvolleyball&category=wkovo&id=1021992&redirect=true

1세트는 도로공사가 우세했습니다. 박정아가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문정원이 7점을 기록하면서 세트를 따냈거든요. 이소영과 엘리자벳의 컨디션이 꽤 좋아 보였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뺏어오진 못했습니다.


2세트 염-정 속공을 더더더!

2세트는 염혜선-정호영의 속공과 이소영의 강공으로 인삼공사가 앞서갑니다. 세트 중간에 이소영이 잠깐 부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는데 금세 펄펄 날았습니다. 최근 이소영 선수 컨디션이 괜찮아 보입니다. 점프가 아주 시원시원하거든요. 보기에도 어유, 가볍네 할 정도로 말이지요.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때는 인삼공사가 8:4로 앞섰습니다. 그러나 타임아웃이 끝나자마자 도로공사 배유나 선수의 서브가 먹히기 시작하더니 금세 8:8이 되어버리네요. 도로공사의 수비 집중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긴 랠리가 붙었다 싶으면 결국엔 도로공사가 점수를 가져왔거든요. 이 와중에 엘리자벳의 공격이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범실이 났는데 고희진 감독이 굳이 비디오판독을 써서 하나 까먹네요. 비판 까먹기 대장입니다.


오랜만에 출전한, 뭘 해도 되는 박혜민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박혜민 선수가 들어왔네요. 오랜만에 들어온 한이라도 풀듯 이소영, 정호영의 중앙 공격에 이어 박혜민도 오픈으로 한 점 보태 동점을 만들고 블로킹으로 역전을 만듭니다. 제가 주장하듯이 염혜선-정호영의 속공은 진짜 대단한 무기예요. 게다가 정호영 블로킹까지 터져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도 인삼공사가 끌어 갑니다.


테크니컬 타임 이후에 박혜민이 서브에이스를 기록하고, 이때 도로공사는 1세트에서 7점을 냈으나 2세트에선 점수가 없던 문정원을 전새얀으로 교체합니다만 카타리나의 공격 범실(아, 카타리나는 1월 4일 교체 뉴스가 나왔네요)로 여전히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인삼공사도 엘리자벳이 아직까지 몸이 안 풀린 듯한데 이소영이 펄펄 날고(벌써 15점) 정호영, 박혜민이 잘 받치면서 2세트를 무리 없이 따오네요. 2세트 중반 이후 오랜만에 반가운 노란 선수 들어왔습니다. 오랜 시간 재활 중이었는데 몹시 반갑더라고요.


3세트 비디오 판독의 기술

2세트에서 출전의 한을 푼 박혜민 선수가 3세트 스타팅으로 들어왔습니다. 역시 염혜선-정호영 속공으로 인삼공사가 앞서 갑니다만 카타리나와 배유나가 분전합니다. 게다가 문정원 선수가 돌아와서 서브에이스 기록. 진짜 오늘 분위기는 인삼 갔다가 도로 갔다가, 아주 장난 아닙니다.


이날 유난히 비디오 판독에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유가 있어요. 비디오 판독 위원 세 명 중에 두 명이 지난번 KB손해 경기 오심의 주범들이거든요. 게다가 방송사에서 마이크까지 들이대서 뭐라고 논의하는지 다 들리는 판이니 훨씬 더 신중할 수밖에요. 하지만 우리는 오심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다. 오심은 게임을 망치는 범죄(!)입니다.


지루한 비디오 판독이 끝나고 계속 한 점씩 주고받으면서 14대 15가 된 상황에 도로공사가 오버넷에 대한 비판을 요청했지요. 비디오 판독이 길어지면 선수들도 지치고 관중들도 짜증 납니다. 여하튼 도로공사가 비판에서 이겨(!)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을 이끌어 갑니다.


타임아웃 이후 정말 예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 점씩 주고받으며 경기가 흘러갑니다. 도로공사가 20점 상황에서 이소영의 공격이 이윤정 세터 손을 맞고 나갔는데 심판 판정은 노터치. 이때 비디오 판독을 써야 했는데 왜 안 썼는지, 인삼공사는 한 점을 놓쳤어요. 결국 3세트는 도로공사가 가져갔습니다.


4세트 뭘 해도 되는 박혜민

4세트 초반은 엘리자벳과 박혜민의 공격이 먹히면서 8:4로 인삼공사가 테크니컬 타임 아웃을 가져갑니다. 그러나 타임아웃 이후 정대영의 블로킹 등으로 분위기가 뒤집히면서 어느새 8:9로 역전, 하지만 이소영의 스무 번째 득점이 나면서 9:9 경기는 치열해집니다. 계속해서 업치락 뒤치락이 계속되지만 이윤정 세터가 흔들리면서 인삼공사가 의외로 쉽게 세트를 가져옵니다. 뭘 해도 되는 박혜민.


5세트 힘내라 이소영

인삼공사가 4세트를 크게 이겼고 이 분위기는 다음 세트로 이어질 것 같았지만 정말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뒤집히고 맙니다. 마치 인삼공사 선수들이 제 자리에 얼어붙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소영과 노란이 엄청난 디그를 선보이며 수비하고 박은진이 시원한 블로킹으로 막았지만 도로공사가 앞서 나갑니다.


4세트에 잠시 부진했던 이윤정이 배유나를 적극 활용하면서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끈끈한 도로공사의 수비와 허를 찌르는 배유나의 공격이 인삼공사를 괴롭히네요. 게다가 엘리자벳의 연이은 공격 범실과 4세트까지 20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지만 5세트에 힘이 떨어진 듯한 소영, 원포인트 서버인 서유경이 서브에이스를 기록해 분위기를 반전하나 싶었는데 곧바로 서브범실로 도로아미타불.


3연승을 저지당한 인삼공사로서는 힘이 빠지는 일이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빠르게 오가며 접전인 경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이래서 배구가 재밌습니다.


PS>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 선수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V리그를 떠났네요. 저는 참 이뻐하던 선수였는데, 다른 곳에서 더 잘 하기를 기원합니다. 

잘가요 카나리나 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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