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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06. 2023

여자배구 인삼공사 vs 도로공사 230106

세 번의 듀스, 세 번의 실패

3일 만에 다시 만난 인삼공사와 도로공사. 인삼공사는 지난번 석패를 갚으려 하겠고 도로공사는 상대팀 전적 3:0을 4:0으로 만들고 싶겠죠. 오늘의 키 멤버는 돌아온 캣벨과 이에 맞서는 엘리자벳이겠네요.

https://youtu.be/gRXSbF-4Sn4

1세트 듀스 끝에 내줬다

시작은 차분합니다. 두 팀이 점수를 하나씩 주고받으면서 동점이 계속 이어지네요. 캣벨이 돌아왔으니 엘리자벳이 잘 막아줘야 할 텐데 말이죠. 도로공사 처지에서는 카타리나가 못한 부분을 캣벨이 해주기를 원할텐데, 솔직히 작년 흥국생명에서 캣벨의 활약은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못했어요. 출국할 때도 영상이 있긴 있는데 좀 쓸쓸했던 걸로. 게다가 93년 생으로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나이가 많죠. 카타리나가 99년생, 옐례나가 97년생, 야스민이 96년생이거든요.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좀 떨어졌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합니다.


점수 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은 채 19대 19에서 인삼공사 한송이 선수가 아웃사이드 히터처럼 공을 때려내 20점으로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한송이 선수의 친언니인 한유미 해설위원은(아, 오늘 해설은 장소연 위원이었습니다) 송이 선수가 원래 라이트 공격수였고 올림픽도 다녀왔다면서 은근 자랑을 멈추지 않는데, 사실 자랑할만한 선수지요. 오늘이 500경기 출장이랍니다. 경사가 있어서 그런지 한송이 효과가 나서 세트 포인트까지 무난하게 갑니다. 24대 20이면 확률로도 뒤집기 어려운 경기라서 한송이 선수가 1세트 수훈이네 어쩌네 얘기를 하던 찰나에, 엘리자벳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지면서 점수를 내주더니 어느새 동점. 듀스가 되어버렸죠.


하필 이럴 때 캣벨이 살아나네요. 도로공사가 간절히 원했던,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려주는, 그 자리에 캣벨이 들어온 것입니다. 연이은 듀스 끝에 결국 역전. 도로공사가 28:30으로 역전하면서 1세트를 잡습니다.


2세트 듀스 끝에 또 내줬다

캣벨이 김종민 감독 마음에 들었는가 봅니다. 김종민 감독이 이를 드러내고 웃는 건 오랜만에 보네요. 앞에서 캣벨 나이 많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 경기에서는 관록으로 드러납니다. 역시 나이는 괜히 먹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뭐 이랬다가 저랬다가 합니다 ㅋ)


인삼공사의 공격 패턴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염혜선-정호영으로 이어지는 속공입니다. 정호영 선수가 높은 위치에서 꽂아 넣는 속공은 막기가 힘들죠. 속공으로 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줍니다. 2세트 역시 1세트와 비슷한 패턴으로 동점을 서로 이뤄가며 경기가 진행됩니다.


1세트에서 엘리자벳의 공격 범실이 많았던 탓일지 염혜선 세터가 정호영, 박은진 선수를 잘 활용합니다. 인삼공사가 경기를 잘 풀어가려면 엘리자벳이 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텐데, 쉽게 잘 안 올라오네요. 대신 노란의 디그 쇼를 봅니다. 고민지 선수가 나름 리베로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국대 리베로가 다르긴 하네요. 재활이 잘 된 것 같아서 몹시 다행입니다.


8:4로 앞서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 아웃입니다. 엘리자벳 말고는 다들 컨디션이 나빠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 움직임은 도로공사보다 좋아 보여요. 그래서 2세트는 무난하게 가져오지 않나 싶었는데… 도로공사의 수비벽은 단단하네요. 두 팀 다 수비를 잘해서 그런가 긴 랠리가 꽤 나옵니다. 그러나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도로공사가 만드네요. 16대 14.


그런데 타임아웃 끝나자마자 인삼공사가 내리 석점을 따내면서 17대 16으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만 지난 세트에 이어 이번 세트도 듀스로 갔고 24대 26으로 세트를 내주고 맙니다. 1, 2세트 모두 역전 후 듀스에서 진 겁니다. 이 정도면 선수들이 불안해지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3세트 이소영의 진가

결과를 놓고 보면 3세트는 다행히 25대 20으로 인삼공사가 승리합니다. 하지만 엘리자벳은 완전히 풀린 것 같지 않습니다. 핵심 공격수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죠. 다행히 에어 소영, 이라는 이소영의 또 다른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세트를 잘 끌어줍니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끝나고 1점 차까지 쫓기기는 했지만 연속 3점씩을 따내면서 여유롭게 인삼공사가 세트를 마감합니다. 이소영 선수의 3천 번째 득점이 세트를 끝냈네요. 대단한 기록입니다. 이런 분위기면 4세트에서 뒤집어 볼만하겠어요.


4세트 듀스 끝에 또또또 내줬다

1, 2 세트와 달리 4세트는 도로공사가 앞서고 인삼공사가 쫓아가는 형국입니다. 시작부터 1:4. 엘리자벳의 공격이 영 먹히지를 않네요. 첫 번째 테크니컬 타이아웃을 5:8로 도로공사가 가져갑니다. 인삼공사는 차분히 따라가면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앞두고 엘리자벳의 4 연속 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어요. 엘리자벳이 드디어 이름값을 한 순간입니다. 드디어 해볼 만한 때가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인삼공사는 채선아, 박은진의 연이은 범실로 동점을 내주고 전새얀의 공격에 뚫리면서 치열하게 한 점씩 주고받으며 공방을 치르다가 세트포인트에 먼저 도달하지만 이소영의 공격이 배유나의 블로킹에 걸리면서 또다시 듀스를 허락하고 맙니다.


이 상황에서 엘리자벳이 아주 정신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범실을 내는가 하면 공격을 성공시켜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지요. 이렇게 26대 26을 만들었으나 전새얀의 오픈이 성공하고 엘리자벳의 백어택을 캣벨이 블로킹하면서 세트를 또 내주고 맙니다. 세트 스코어 3:1인데 세 세트가 듀스라니.


인삼공 사느냐 2022~23 시즌에서 도로공사에 4전 4 패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5, 6라운드에서는 설욕을 해주겠지요. 해 줄 거라고 믿습니다. 올 시즌 최초로 현대건설을 잡은 팀이잖아요! 그리고 한송이 선수 500경기 출전 대기록 축하합니다.


한송이 선수. 500경기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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