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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19. 2023

여자배구 인삼공사 vs 페퍼 230119

두 외국인 선수의 파워 싸움 가운데 염혜선이 배구를 들었다 놨다

4연패를 기록하는 인삼공사와 1승 이후 3연패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의 대결. 두 팀 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절실함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두 팀 중 어느 한 팀이 더 무겁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 사실 경기 전 저는 페퍼에 더 높은 확률을 주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비록 3연패를 했다고 해도 페퍼의 경기가 날마다 달라지고 있어서입니다. 최근 3경기 페퍼의 스코어를 한 번 보시지요.


현대건설 전 12, 25, 15

도로공사 전 21, 20, 24

흥국생명 전 22, 25(승), 27, 22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지 아시겠지요? 현대건설 전을 제외하고는 각 세트에서 모두 20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오지영 합류와 니아리드의 상승세로 페퍼가 결코 만만찮은 팀이 되어간다는 것이 이렇게 점수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페퍼는 인삼공사에게 세트 스코어 1:3으로 지고 말았습니다.


1세트

경기는 인삼공사의 강세로 시작되었습니다. 엘리자벳은 마치 슈퍼파워라도 맞은 듯이 1세트부터 엄청나게 때려 댑니다. 있는 파워 없는 파워 다 끌어서 때리고 내리찍고 서브까지 무섭게 날립니다. 그러나 염혜선의 토스가 자신감이 없고 오랜만에 선발로 들어온 박혜민도 별로 좋지 않네요.


반면 페퍼는 한 경기 쉬고 나온 서채원의 블로킹 등으로 점수를 잘 쌓아갔습니다만 오늘따라 니아리드가 또 터지지를 않습니다. 니아리드의 공격이 네 번 연속 블로킹에 걸리는 데다가 수비 범실까지 나오니 처음에는 앞서 갔지만 세트를 지키기는 어려웠네요. 인삼공사가 21점을 기록할 때 노란의 공중 부양 디그가 인삼공사의 분위기를 더 띄웠습니다. 엘리자벳이 또 씨게 때리네요 1세트는 20:25. 인삼공사가 가져갑니다.


2세트

엘리자벳은 여전히 힘차게 때려 내고 있고요. 지치지도 않는가 봅니다. 엘리자벳의 공격을 니아리드가 블로킹으로 막아 내면서 2세트부터 니아리드가 슬슬 회복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엘리자벳이 연이어 범실을 하는 동안 서채원이 단독 블로킹으로 3개째 블로킹을 성공시키고 이한비, 이고은, 니아리드로 이뤄지는 빠른 공격이 성공하면서 페퍼가 빠르게 앞서 갑니다. 세트가 약간 부실했던 염혜선의 상태가 그다지 나아지지를 않네요. 니아리드의 스윙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격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인삼공사는 한송이 선수를 투입해 오른쪽 공격까지 감행해 듀스를 만들지만 이한비의 마무리로 28:26. 이번엔 페퍼가 가져갑니다.


3세트

속공을 높이 줘, 우리가 높으니까 상대보다 여유가 있다,라는 고희진 감독의 말을 염혜선 선수가 제대로 받아들였나 봅니다. 3세트, 정호영의 속공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박은진까지 가세하면서 속공과 이동공격이 페퍼의 코트를 공략합니다.


파워를 여전히 뿜어내는 엘리자벳에 맞서 2세트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니아리드가 초반 4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살려가는가 싶더니, 후반 들어 공격이 라인을 벗어납니다.  예상외로 페퍼의 공격력이 떨어지면서 18:25로 인삼공사가 세트를 가져갑니다. 최근 2경기 중에서 가장 작은 점수를 기록하고 마는군요.


4세트

엘리자벳의 강타와 니아리드의 블로킹이 맞서기 시작합니다. 튕겨 나온 볼을 디렉트로 때려 낸 니아리드. 초반 기세를 잡아가지만 염혜선이 이제는 완전히 센스를 찾았습니다. 심지어 오늘 블로킹 3점을 기록하는군요. 점수는 다섯 점 차이로 벌어졌는데 페퍼는 조직력이 무너진 듯한 느낌입니다. 점수 차를 도저히 줄이지 못하면서 세트 포인트를 내주었고, 니아리드의 야심 찬 공격이 아웃 라인을 벗어나며 경기를 종료합니다. 최종 점수는 13:25.


페퍼로서는 몹시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니아리드가 26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이한비 11점, 박경현 9점으로 득점을 쌓지 못했습니다. 3, 4세트를 연속해서 20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다음 경기 전망을 좀 어둡게 했네요. 반면 인삼공사는 힘껏 파워를 뽐낸 엘리자벳 22, 정호영 17, 이소영 13점에 이어 박은진까지 9점을 기록하면서 세터 - 미들블로커로 이어지는 공격 패턴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게다가 초반 살짝 흔들렸던 염혜선의 5 득점도 감탄할 만하고요.


마지막 인터뷰까지, 괜히 염혜선이 아니구나, 하고 다시금 확인하고 맙니다. 역시 좋은 세터입니다.

내가 염혜선이야, 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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