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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04. 2023

여자배구 기업은행 vs 도로공사 230204 리뷰

도로공사 블로킹이 높긴 높군요

도로공사는 최근 3연승으로 3위 자리를 굳히는 중이고 기업은행은 2연승으로 지에스칼텍스 승점 2점 차이로 바짝 쫓고 있습니다. 김천에서 열리는 오늘 경기를 기업은행이 이기면 5위로 올라섭니다. 비록 페퍼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기는 했다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만, 요즘 페퍼도 끈질긴 근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쉬운 경기는 아니었을 겁니다. 뭐, 감독들이 페퍼 만나는 걸 제일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고요.


두 팀 간 상대 전적은 2:2입니다. 두 팀이 만났을 때 기록도 아주 비슷한데요, 다만 블로킹 성공 부문에서는 도로공사가 47개로 기업은행 34개에 앞섭니다. 대신 서브 에이스 부문에서는 기업은행이 17개로 도로공사 10개를 앞서네요. 임명옥 덕분으로 정확한 리시브는 173개로 도로공사가 기업은행보다 23개 앞서고요, 디그는 기업은행이 375개로 34개 잘 받았습니다. 임명옥 vs 신연경. 이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공격 부문을 비교해 보면 도로공사는 박정아, 캣벨, 배유나 선수, 기업은행은 산타나, 표승주, 김수지 선수가 주로 점수를 냈는데 득점이나 공격성공률 면에서는 기업은행이 앞섭니다. 최근 경기를 볼 때 캣벨 21, 표승주 20, 박정아 12, 김수지 16, 배유나 11, 산타나 15 득점을 각각 기록했는데 오늘 산타나 선수가 얼마나 잘 풀리느냐에 따라 기업은행의 경기 운영이 좌우될 것 같습니다. 표승주 선수 요즘 김연경 다음의 아웃 사이드 히터라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데, 오늘도 기대하면 좋겠네요.


물론 맨날 이렇게 쓰지만 배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다 그렇듯이)는 변수가 너무너무 많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게 또 재미 아니겠어요. 저는 오늘 기업은행을 응원합니다.

https://youtu.be/nUiV1r4KXSc


자, 경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신연경 리베로가 라인업에 없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보네요. 기업은행은 오늘 최수빈, 김수빈 투 리베로 체제로 갈 것 같습니다. 제가 배구 처음 좋아할 때만 해도 체력 소모가 심하다는 이유로 투 리베로 체제였는데, 오랜만에 이 시스템을 보네요.


요즘 부진한 김희진 선수 대신 들어오는 육서영 선수가 오늘 선발이라 약간 욕심을 부립니다. 서두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네요. 중간에 희진 선수와 교대를 하긴 했습니다만 1세트에 점수가 없습니다. 이 와중에 박정아 9점, 캣벨 6점으로 도로공사가 1세트를 챙겨갑니다. 표승주 4점, 산타나 4점을 기록한 기업은행, 2세트에 육서영 선수 살아나 줘야 할 텐데 오늘 표정이 조금 안 좋아요. 힘내라 서영이.


2세트는 기업은행이 앞서 갑니다. 산타나가 힘을 내고 있고요, 김수지 선수가 1세트에 점수를 못 냈는데 2세트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 아웃 시점까지 4점으로 점수를 보탭니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블로킹에 막히고, 기업은행의 블로킹은 아웃되는 등 13:13으로 동점을 내줍니다.


“뭘 자꾸 부담스러워하냐고? 하고 싶은 거 해!” 김호철 감독이 크게 다독인 덕분일까요. 기업은행 첫 번째 블로킹이자 육서영의 첫 득점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가져옵니다. 16:14. 그러나 20점 되자마자 김수지 서브 범실과 최정민 공격 범실로 2점을 내주면서 20:20 동점을 또 내줍니다. 수비가 강한 두 팀인 만큼 긴 랠리가 자주 나오는데, 21:20에서 17번을 주고받은 메가 랠리는 박정아의 공격 범실로 끝났습니다.


표승주가 역대 통산 3천 점을 기록하고 산타나의 센스 있는 공격이 터져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박정아의 서브 에이스로 듀스, 산타나와 캣벨의 주고받는 공격으로 다시 듀스. 최수빈의 디그와 산타나의 공격과 캣벨이 또 주고받아 다시 듀스가 됐으나 육서영의 공격이 문정원 블로킹에 막히고 캣벨의 푸시로 2세트도 내줍니다.


3세트 한 점씩 주고받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출전한 김주향 선수, 서브 에이스를 챙겨 오는가 했더니 바로 홈런 서브를 날려서 제도루묵이가 되고 맙니다. 그 뒤로도 계속 한 점씩 주고받다가 문정원 스파이크 공격 성공 이후 표승주 범실이 이어지면서 11:9 두 점 차로 벌어집니다. 배유나의 블로킹이 계속 먹히면서 네 점 차, 표승주 공격이 먹히면서 다시 세 점 차. 점수 차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는 기업은행입니다.


그러나 김희진이 다시 투입되면서 20점 대 이후 반전을 끌어냅니다. 3점을 몰아치면서 24:23 역전 세트포인트를 만들어 냈거든요. 표승주의 서브가 살짝 벗어나면서 24:24 듀스, 산타나 공격 성공에 이은 김희진의 공격 범실로 다시 듀스, 김히진의 꽃아 넣기 성공 이후 캣벨의 직선 공격 성공으로 듀스, 산타나 공격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성공하나 표승주 공격 범실로 듀스, (여기서 맞았으나 비디오 판독이 없어서 실패), 김희진의 중앙 공격 성공과 김현정의 블로킹으로 세트 종료. 29:27로 기업은행이 세트를 가져옵니다.


김희진 최근 들어 최고 컨디션 같아요. 육서영과 교대로 들어온 것을 고려해도 4세트 4:7 시점에서 11 득점 기록합니다.. 세 점 차이로 벌어지고 있으나 김희진의 이후 공격여부에 따라 점수가 좁혀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캣벨의 점프와 탄력이 살아나고 배유나의 공격도 먹히면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들어갈 때 7점 차 9:16을 기록합니다. 이후 산타나, 김수지, 표승주가 열심히 쫓아갔지만 오늘의 운세는 도로공사 쪽으로 기울었나 봅니다. 마지막까지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세트를 내주면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기업은행이 졌습니다.

김희진 최근 경기 중에서 제일 잘 한 날! 어여 컨디션 회복하시길

신연경의 빈자리가 역시 컸고요, 도로공사가 여전히 강력한 블로킹으로 선방했군요. 배유나 5점을 포함해 블로킹 14점. 모처럼 선발로 출전한 육서영 선수가 너무 부진했던 게 마음이 아픕니다. 관심을 두고 꾸준히 지켜보는 선수인데, 파이팅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심 오늘 좀 짜증 나네요. 비디오 판독은 경기 흐름을 끊는 단점도 있어서 관객 입장에선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주심이 봐야 할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비디오 판독을 쓰는 건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작 비디오 판독 해야 할 건 하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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