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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05. 2023

여자배구 페퍼 vs GS칼텍스 230205 리뷰

이러려고 오지영을 못 나오게 했구나

지난 1월 23일 열렸던 두 팀의 4라운드 경기는 페퍼저축은행이 지에스칼텍스를 3:1로 이겼습니다. 니아리드가 29점, 박경현 17점, 이한비 13점을 기록해 강소휘 22점, 유서연 17점, 권민지 13점의 지에스칼텍스를 잡았는데요, 물론 모마가 없었다는 점이 페퍼에 유리하게 작용했겠지요. 이제 모마도 돌아왔고 상대팀 전적도 1:3으로 유리한 지에스칼텍스가 오늘 경기에 물불을 가리지 않을 거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페퍼에 지면서 중위권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거든요. 6위 기업은행과 승점 2점 차이, 4위 인삼공사와 2점 차이로 최근 연승한 도로공사에게 3위는 내준 것과 다름없고 봄배구를 가려면 무조건 승점을 쌓는 수밖에 없습니다.


봄배구는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해서 이긴 팀이 1위 팀과 붙는 방식이에요. 그러니 안정적으로 가려면 무조건 3위 안에 들어야 합니다. 다만 3, 4위 차이가 승점 3점 이내면 준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4위는 턱걸이했다고 좋아하겠지만 3위는 좀 피곤해집니다. 안 해도 되는 경기를 해야 하니까요.  그러니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2위는 넘보지 못해도 4위와 3점 이상 차이가 나는 3위를 하고 싶겠지요. 다행히 4연승이라 분위기도 좋습니다.


인삼공사, 지에스칼텍스, 기업은행은 승점이 딱 2점씩 납니다. 한 번 이기면 순위가 바뀐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매 경기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7위 페퍼한테 꼬리를 잡히면 4위는 날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봄배구에 못 가요. 모든 구단이 페퍼를 몰아붙여야만 하는 이유지요. 페퍼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것 같군요. 그래서 더 페퍼를 응원해야 합니다. 훨씬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상대전적은 페퍼가 1:3으로 뒤집니다. 게다가 기괴한 계약으로 오지영 리베로가 나오지 못하죠. 득점, 공격성공, 블로킹, 서브 같은 공격 데이터나 세트, 리시브, 디그 같은 수비 데이터도 페퍼가 다 뒤집니다. 하지만 배구는 그리고 세상은 데이터로만 돌아가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 기적을 보고 싶습니다. 페퍼의 3승을 간절하게 기다립니다. “오늘의 첫 번째 숙제는 리시브라고 생각합니다.” 페퍼의 이경수 감독대행은 사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오지영 대신 문슬기 선발인가 보군요. 슬기 선수 잘 부탁합니다.

https://youtu.be/r7DZQImt5fg


페퍼는 이고은, 이한비, 최가은, 니아리드, 박은서, 서채원, 문슬기로 선발 출전합니다. 역시 지에스칼텍스는 부상에서 북귀한 박은서에게 목적타 서브를 날립니다. 흔들리는 박은서 선수, 니아리드의 공격도 잘 안 먹히면서 경기시작 5분 만에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입니다. 2:8. 10점 이후 이한비가 점수를 기록하고 니아리드의 백어택이 터지면서 추격합니다. 그러나 모마의 공격은 역시 강력하군요.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서 벌써 7점 기록. 오늘 고은선수 토스가 조금 흔들리는 것 같아요. 이경수 감독대행이 세트를 한 번 지적하고 갑니다.


오지영 없는 표가 너무 납니다. 차상현의 기괴한 계약이 힘을 발휘하는군요. 눈에 빤히 보이는 어택 커버를 놓친 페퍼. 안타깝네요. 게다가 리베로 폭이 좁으니 고은 선수가 달려가며 공을 받습니다. 오늘 계속 코트를 뛰어다녀요, 세터가. 아이고야. 다행히 공은 살렸습니다만 결국 세트는 내주고 말았습니다. 21분 만에 1세트가 끝났습니다. 니아리드 4점, 박은서 3점, 이한비 2점. 세터가 뛰다 보니 공격할 만한 공이 잘 안 올라옵니다. 한비 선수가 겨우 2점. 2세트에서 뒤집어 보십시다.


일방적인 1세트와 달리 2세트에서는 니아리드의 공격과 블로킹, 이한비 오픈, 상대 벌실 등으로 점수 차를 줄여갑니다. 다만 코트 내부가 어수선한 것 같습니다. 선수들끼리 충돌하거나, 공을 바라보거나, 아예 비어있거나 하는 경우가 보이네요.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끝나고 최가은의 다이렉트 킬로 동점을 만듭니다. 니아리드와 이고은이 몸을 던져 디그를 했지만 모마에게 한 점을 허용하는군요. 그러나 나이리드 중앙 백어택으로 한 점 차 추격합니다.


지치지 않는 모마와 강소휘 공격으로 지에스칼텍스가 연속 4 득점하면서 점수 차를 벌립니다. 문명화의 예리한 푸싱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도 지에스칼텍스가 가져갑니다. 점수는 11:16 다섯 점 차. 이한비 공격으로 세 점까지 줄이며 17:20까지 따라갑니다만 지에스칼텍스도 꾸준히 도망가네요. 그나마 김지원 서브 범실, 강소휘 공격 범실로 2점 차 쫓아갑니다. 차상현이 처음으로 타임아웃을 부르는군요. 이제부터는 범실 게임입니다. 누가 내든 범실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어요.


한비-고은-니아리드로 이어지는 오픈 공격이 성공해 한 점 차까지 쫓아갑니다만 수비 범실로 다시 두 점 차. 니아리드의 공격이 블로커 맞고 튀어나와 한 점 차, 모마의 절묘한 공격으로 두 점 차, 이고은-박경현 공격으로 한 점 차, 유소연 공격 성공으로 두 점 차, 22:24로 세트 포인트를 가져갑니다. 유서연 연속 공격으로 2세트 마무리합니다.


이고은의 백토스를 받은 이한비의 오픈으로 3세트 시작합니다. 세트 초반 1-4까지 밀렸지만 니아리드, 박경현의 공격과 상대 범실을 엮어 4-4 동점을 만듭니다. 그러나 블로킹과 모마의 공격 3점과 강소휘 블로킹으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됩니다. 점수는 5:8. 강소휘의 강서브가 계속 먹히면서 점수는 8:12로 벌어집니다. 여기에 오늘 문명화 선수 6 득점 기록하면서 한 점 더 도망가네요. 니아리드의 오픈이 성공하고 모마의 공격을 최가은이 블로킹으로 막아 내면서 11:13 두 점 차. 그러나 유서연의 3 득점 공격으로 11:16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만듭니다.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에스칼텍스가 20점에 먼저 도달합니다. 5점 차 리드. 강소휘의 공격이 연속 터지고 페퍼의 서브 범실까지 이어지면서 16:23. 니아리드의 공격이 블로킹당하면서 16:24 세트 포인트. 오늘 지에스칼텍스가 블로킹 10개로 재미를 많이 보네요. 문지윤의 오픈으로 경기 끝.


페퍼는 리시브 부실로 코트 안에 질서가 없었다는 것이 큰 문제였고요, 리시브가 안되니 세트가 안되고 공격도 제대로 될 리가 없겠죠. 니아리드 15점, 이한비 8점, 최가은 6점을 끝나고 말았네요. 이런 결과를 보고 나니 또다시 차상현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릅니다. 겉으로는 선수를 위하는 척 개별 문자를 보냈네 어쩌더니 정작 자기 팀 경기에는 못 나오게 만든, 그것도 최약체 팀으로 보내놓고 말이지요. (아, 원래 흥분하지 않고 쓰려고 하는데, 잘 안됩니다 ㅜㅜ)


어쨌든 지에스칼텍스는 3패 이후 1승으로 인삼공사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군요. 페퍼는 온몸을 던져가며 다들 열심히 했으니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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