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자료는 투자 유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

IR 자료는 ‘전도지’처럼 만들어야 한다.

by 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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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자료는 투자 유치의 기본 무기

지금까지는 투자 유치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번 장부터는 그 핵심이자 기본이 되는 IR 자료의 내용과 작성 방법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투자 유치를 받기로 결심했다면,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IR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IR 자료는 투자 심사역에게 사업을 소개하는데 쓰일 뿐만 아니라

미팅 이후에도 투자 검토의 핵심 자료가 되며,

그 외 각종 투자 지원사업이나 행사에서도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IR 자료는 군인의 소총처럼 투자 유치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무기가 된다.


IR 자료와 사업계획서는 같은 것일까?

‘IR’이라는 용어는 처음 듣는 사람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IR 자료가 단순히 사업계획서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IR 자료와 사업계획서는 공통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IR(Investor Relations)은 이름 그대로 투자자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자료다.
즉, IR 자료는 투자자에게 사업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IR 자료는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담아야 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교회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나는 투자 유치 활동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마치 전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를 믿고 투자하란 의미에서 기본적인 구조는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그리고 대체로 외면받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특히, 투자 유치를 받겠다고 결심했다면 외면받는 상황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60곳이 넘는 투자사에 투자 유치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투자를 결정한 곳은 10곳뿐이었다.

즉, 대부분의 투자사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일상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 10곳의 투자조차도 나중에서야 몰아서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첫 투자 성사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은

사실상 모든 투자사에게 외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도 지금 투자 유치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많은 투자사로부터 거절당하고 있다면, 결코 낙담할 필요 없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원래 투자 유치란 그런 과정이 일반적이다.

다시 IR 자료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자.


만약 전도자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수백 페이지짜리 성경책을 펼쳐 설명하려 한다면,

과연 누가 귀 기울여 들어줄까?

그래서 전도자들은 핵심 내용만 요약한 작은 전도지를 활용한다.
IR 자료도 같다. 핵심을 요약해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심사역들은 항상 수많은 회사들의 투자 요청을 받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받은 투자 요청을 다 검토하는 것조차도 버거운 상황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처음 IR 자료를 만들 때 50페이지가 넘는 워드 문서로 빽빽하게 작성했다.
우리 사업의 모든 내용을 잘 담았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이 자료를 심사역들에게 보여줬을 때 반응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일단 IR 자료는 모든 내용을 담기보다는

우선 핵심부터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분량과 구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전도지가 핵심만 요약해 간결하게 구성되듯,

IR 자료도 도해와 숫자를 활용해 핵심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IR 자료는 핵심 내용을 15~20슬라이드 정도의 분량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IR 피칭(Pitching)이란?

필자의 IR 피칭 장면

투자 유치를 진행하다 보면 데모데이 같은 행사에서 IR 자료를 기반으로 발표할 기회가 많아진다.
이때의 발표를 IR 피칭(Pitching)이라고 한다.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을 ‘피칭’이라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핵심을 정확히 던져주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IR 피칭에는 10~15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며,

때로는 5~7분으로 더 짧게 제한되기도 한다.

15~20슬라이드 분량의 IR 자료는 이런 발표 상황에 맞게 준비된 길이로,

심사역들이 부담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가능한 많은 데모데이에 참가해

발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을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데모데이는 단순히 발표 경험을 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유익을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자연스럽게 다른 창업자들의 IR 피칭을 들을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다.


직접 발표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만,
다른 발표자의 피칭을 들어보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 많은 IR 피칭을 들으면서
내용이 잘 파악되지 않거나 집중이 어려운 발표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 경험을 통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 발표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지 않을까?"

이런 자각 덕분에
나의 IR 피칭을 다듬고 보완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IR 자료를 준비하라

내 경험상, 하나의 IR 자료로 모든 상황을 커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IR 자료를 준비해 활용했다.

예를 들면

15~20슬라이드 분량의 일반적인 IR 피칭용

심층 투자 검토를 위한 분량 제한 없는 상세 IR 자료

투자사의 성향에 맞춰 강조점을 조정한 VC별 맞춤 IR 자료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나처럼 상황에 맞는 여러 용도의 IR 자료를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VC를 방문해 진행하는 IR이다.

이 IR만이 실제 투자 유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VC 미팅에서는 데모데이와 달리 충분한 발표 시간이 주어지므로,

조금 더 긴 분량의 IR 자료를 준비해도 좋다.

나는 이때 50슬라이드 분량의 자료를 준비해,

일반 IR 피칭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충분하다고 해서 발표를 지나치게 길게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분량이 너무 길어 심사역 중 한 명이 졸고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다음 장에서는 IR 자료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핵심 내용과 그 작성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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