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중요한 이유
창업자들은 보통 사업 아이디어를 먼저 구상하고 그 다음에 시장을 생각하게 된다.
그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VC들은 사업보다는 시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사업이 속한 시장이 충분한 규모를 가지고 있는지,
향후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지가 투자를 결정하는데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성장할 때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태이므로
그 안에 속한 기업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다.
보통 성공한 창업자들은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도 절대적인 강자가 될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맞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굳이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만 VC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한 가정을 해보겠다.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그 규모도 100억 원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시장이 있다고 치자.
어떤 기업이 그 시장을 완전 독점한다고 해도 매출은 100억 원이 최대치일 것이다.
그 기업이 완전 독점에 이른 상황에서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보통 이런 기업은 아주 건실하더라도
향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어
본래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에 속한
기업은 기대감으로 인해 본래의 가치보다 훨씬 더 고평가받는 현상이 벌어진다.
언젠가 투자금을 회수해야하는 VC 입장에서는
그게 설령 거품일지라도 실질가치보다 고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아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다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어있다고 해서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산업의 경우를 보자.
2010년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까지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보급되면서 시장은 정체되었고,
심지어 시장이 역성장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이 시장은 이제 서로 사용자를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해야 되는 시장이 되어버렸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다만 게임이나 콘텐츠 같은 흥행산업은 성장이 정체되더라도
"한번 터지면 대박"이라는 인식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은 정체되었기 때문에 투자를 받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투자 비중이 한창 좋았던 시절에 비해 1/3 수준으로 줄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의 기준이 훨씬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정말 검증된 소수에게만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당신이 만약 창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투자 유치를 생각한다면
당신이 하려는 사업의 시장 규모와 향후 성장성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AI 분야처럼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투자 유치에는 유리하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라면
성장 산업에 비해 투자 유치가 훨씬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시장을 정의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당신이 빅 사이즈의 의류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고 치자.
이때 전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규모를 가지고
당신이 속한 시장의 규모가 충분히 크고 성장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서는 안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게임 중에 여성향 게임이란 장르가 있다.
말 그대로 여성의 취향에 맞춘 게임을 말하는데,
여자 주인공이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들과 연애하는 등의 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전체 게임 시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들은 반대로 성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대부분의 게임들이
주로 남성들만이 좋아할만한 소재와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웹소설 등의 콘텐츠의 경우는 게임과 반대로 여성이 주고객인 경우가 많고,
거의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이용과 구매를 하고 있다.
반면 게임은 남성들이 주로 좋아하는 전투와 총 쏘기 위주의 게임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고,
인기도 가장 많은 편이다.
타 콘텐츠 산업의 사례와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구매력이 확대되고 있는 최신 트렌드를 감안할 때
앞으로 여성을 직접 타겟으로 한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충분히 주장할만하다.
여기서 당신이 여성향 게임을 제작하는 사업자라면
당신이 속한 실제 시장은 게임 시장이 아니라 여성향 게임 시장이다.
여성향 게임 시장이 전체 게임 시장에 속할 수는 있지만,
실제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시장은 여성향 게임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향 게임 사업자가 단순히 자신이 속한 시장을
전체 게임 시장이라고 뭉뚱그려 규정해버리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인데
성장이 정체된 시장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반대로 여성향 게임 시장의 사례는 전체 시장이 정체되어 있어도
그 시장에 속한 일부의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는 시장일수도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따라서 시장을 정확히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을 정의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TAM-SAM-SOM이라는 것이 있다.
TAM(Total Available Market): 전체 시장
SAM(Service Available Market): 유효 시장
SOM(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실제 수익 시장
아까 언급했던 빅사이즈 의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예로 위 개념에 적용해보자.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모든 의류 시장이 TAM이 된다.
이 중에서 빅사이즈 의류만 거래가 이뤄지는 실제 시장이 SAM이 된다.
그리고 빅사이즈 의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 내 경쟁에서
실제 점유할 수 있는 크기(점유율, 매출액)가 SOM이 된다.
당연히 투자자와 논의를 할 때는 바로 SAM과 SOM이 기준이 된다.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내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실제 시장이 어디인지,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
핵심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업이 속한 시장이 충분한 규모와 성장 잠재성을 가져야 한다.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 속해 있다면 성장 시장에 비해 투자 유치의 난이도가 훨씬 높다는 것을
각오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창업 전이라면 성장 잠재성이 큰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신의 사업이 속한 시장을 뭉뚱그려 정의하지 말고 실제 시장을 정의해야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다.
필자는 크몽을 통해 투자 유치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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