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을 시작으로 나의 투자 유치 경험을 적어보고자 한다.
처음 투자 유치를 시작한 건 2017년 가을이었다.
당시 우리 팀은 5명으로 이뤄진 작은 팀으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공유오피스 같은 곳에서
저렴한 임대료를 내며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게임 개발은 초기 단계에 있어 게임을 완성하고 매출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보유 자금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투자 유치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 팀에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게임에 참여한 인력도 있고 팀원들의 경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투자자들이 경력만 보고 투자를 결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거기에 게임 개발도 초기 단계에 있다 보니 게임의 퀄리티나 완성도로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투자를 받을 만한 요소는 하나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것 외에 달리 다른 선택지는 없었고,
투자를 유치하는데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지도 몰랐기에 용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누적 60억 원이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니,
사람 일은 끝까지 해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받을 만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요건을 갖추고
첫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까지는 거의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당시의 나는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하면 높은 확률로 선정되는 나름의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사업 계획을 심사해서 기업에게 지원금을 주는 정부지원사업은 금액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투자나 대출과는 달리 지분을 제공하거나 상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금이 늘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요긴한 옵션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기업들이 정부지원사업에 일제히 도전하게 되는데,
그러면 경쟁률이 높아져서 선정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과거에 지원해서 선정되었던 정부지원사업의 경우는 경쟁률만 16.8:1에 달했는데,
내 기억으로는 이 사업에 16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지원했고 그 중에서 20~30개 업체만 선정됐다.
이것만 봐도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하튼 나는 10여 년간 수많은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해서
매년 1개 이상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꽤 승률이 높은 편이었다.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 나는 약 20여 차례 이상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됐고,
받은 지원금만 약 20억 원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정부지원사업을 따오는 수완이 투자 유치에서도 어느 정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조금은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
일단 투자 유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에
제일 먼저 한 일은 투자 유치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위 사진은 2017년 9월경 투자 유치 교육 프로그램에 처음 참가해서 강의를 들으면서 찍은 교재 사진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본격적인 첫 걸음을 내딛은 순간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 시점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정확히 2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시점보다 투자를 유치하기까지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나와 달리 훨씬 빨리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처럼 투자 유치를 시도해도 수년이 걸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보통 VC들이 말하길 투자 유치에는 3~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자금이 떨어지기 3~6개월 전에 투자 유치를 시도하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고, 투자 유치에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IR만 이뤄지면 투자 유치의 확률은 대폭 증가하고
뒤이어 이어지는 투심까지 통과한다면 투자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지만,
문제는 내 경우처럼 IR을 제안받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을 때부터 투자 유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상태에서 투자 유치 활동을 하다가
회사의 상황이 좋아서 굳이 투자를 안 받아도 되는 상황이면 안 받으면 된다.
하지만 투자 유치의 타이밍을 놓쳐 자금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투자를 유치하기는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투자를 받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물론 서두른다고 투자 유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를 받을 만한 요건이 갖춰져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개념적으로는 투자 유치에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니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마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늘 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할 수 없으므로,
투자를 유치할 때까지 최대한 버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이때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대출과 정부지원사업은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의 경우도 투자 유치 활동에 걸린 2년 동안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대출과
여러 번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어서 투자 유치까지의 2년을 버틸 수가 있었다.
종합하면 기술보증, 정부지원사업 등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는 동안
버틸 자금을 조달하면서 투자 유치를 최대한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
투자 유치는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온다.
중요한 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자금이 떨어져가서 급하게 시작하지 말고, 여유 있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길 바란다.
내 경우처럼 2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필자는 크몽을 통해 투자 유치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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