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0억?
창업자가 흔히 빠지는 착각

by 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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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와의 미팅이 성사된 후 마주치는 질문

VC를 만나 사업을 설명하면 대부분의 심사역이 빠지지 않고 묻는 질문이 있다.


"기업 밸류는 어떻게 되나요?"

"얼마를 투자받고 싶으신가요?"


투자는 결국 주식을 사고 파는 거래다.

거래에는 가격이 필요하고, 투자에서는 그것이 '기업 가치'다.

기업가치가 100억 원이고 10억 원을 투자받으면

VC는 지분 10%를 가져가는 구조가 된다.

투자금 규모는 비교적 산정이 쉽다.

향후 1~2년 동안 필요한 인건비, 마케팅, 개발비 등을 계산하면 된다.

하지만 기업 가치를 정하는 건 훨씬 어렵다.


창업자와 투자자의 시선 차이

창업자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높게 책정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사실 객관적으로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초기 스타트업은 매출이 미미하거나, 혹은 이익이 없거나 적은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가치 평가 방식을 적용하면 아예 측정이 불가능하거나

투자 유치가 어려울 정도로매우 낮은 가치가 산출되기도 한다.

그 얘기는 투자가 아니라 회사를 통째로 인수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가치가 매겨진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VC 입장에서는 실제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도 자신들에게 의미있는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실질 가치보다 높은 기업 가치를 책정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창업자는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보다 훨씬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제시하곤 한다.

그래서 창업자가 주장하는 기업 가치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 수밖에 없다.


실전에서 겪은 난감한 순간


나도 100억 쯤은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필자도 기업 가치를 계산하려고 각종 공식을 찾아봤다.

자산가치법, 수익가치법, 상대가치법 등 다양한 평가 방식이 있지만

초기 기업에 적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계산이 아예 되지 않거나, 해봐야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낮아 계산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필자는 데모데이 등에 참가하면서 상대 기업들이 발표할 때 제시하는

금액들을 참고해 "나도 100억 쯤은 불러도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심사역 앞에서 기업 가치 100억 원을 말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대부분 냉담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평가였다.


VC는 어떻게 기업 가치를 정할까?

VC는 기업 가치를 정할 때 기업이 잘됐을 때 회수가능한 금액을 산정한 뒤

그에 맞춰 초기 지분율을 역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VC가 5억 원을 투자하고 지분 10%를 갖기를 원한다면

기업 가치는 50억 원이 되는 것이다.


보통 VC는 창업자의 경영권과 후속 투자 유치, 기업 공개 등을 고려해
한번의 투자 라운드에서 10~20% 내외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VC는 투자 가능한 금액을 기준으로 지분 10~20%를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짠다.


기업 가치 협상,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가격이란 결국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협상력이 강한 쪽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대체로 VC가 제시하는 가격으로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첫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이라면 기업 가치는

다른 기업들의 제시액을 참고해 적당히 정해서 말하면 된다.


받아들여지면 좋은 것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때 고민해서 결정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기업 가치를 고수하고 싶다면

그 가격을 받아줄 VC를 찾으면 된다.

다만 여러 VC를 만났을 때 VC가 제시한 기업 가치와 당신이 생각하는 기업 가치간에

큰 차이가 있다면 당신이 너무 과한 기업 가치를 책정한 것일 수 있으니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실제 사례: 필자의 첫 투자 유치 협상?

필자가 첫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VC가 제시한 기업 가치는 내가 기대했던 수준의

1/3에 불과했다. 게다가 투자금액도 VC가 투자하는 거의 최소 금액에 가까웠다.


다만 심사역은 이후 IR이나 투심이란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 금액은

본인 선에서 대부분 결정이 가능하다며 투자가 거의 확정된 것처럼 이야기했다.


충격은 컸지만 당시에는 회사의 존속이 걸린 상황이었고,

우리가 결단만 하면 투자가 결정될 수 있다고 하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치는 기업 가치였지만, 그 선택 덕분에 첫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이 투자가 후속 투자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리밸류 or 포스트밸류

기업 가치를 측정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개념 두 가지가 있다.


프리밸류(Pre-money Valuation): 투자 직전의 기업 가치

포스트밸류(Post-money Valuation): 투자 후 기업 가치


예를 들어 프리밸류가 100억 원이고

여기에 20억 원이 투자되었다면

투자 후 기업 가치 즉 포스트밸류는 120억 원이 된다.


참고로 투자자에게 기업 가치를 제시할 때는 프리밸류를 제시하면 된다.


이 개념은 협상 테이블에서 매우 자주 사용되니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정리하며

기업 가치는 협상의 숫자다.


초기에는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

VC와의 대화, 시장의 피드백, 경쟁사의 조건 등을 통해

내 기업 가치가 현실과 얼마나 가까운지 점검해야 한다.


중요한 건 고집이 아니라 전략이다.

지나치게 낮은 기업 가치는 경계해야 하지만,

너무 높은 기업 가치를 고수하는 것도 투자를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내 사업이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접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기업 가치 협상 전략이다.



필자는 크몽을 통해 투자 유치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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