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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보라 Oct 22. 2023

#2. 행복의 조각들

23.10.01.~10.22.


엄마표 아구찜

여름에 산 커다란 집게핀으로 틀어올리는 머리

사람이 별로 없는 스타벅스에서 글쓰기

꽉 막힌 도로사정에도 불구하고 정시 출근 성공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예쁜 노래

엄마가 아침으로 싸준 바나나와 베이글 그리고 구운계란

내가 의심하던 것이 원래는 옳았음을 깨달았을 때

출근길 바라본 하늘 그리고 일출

좋아하는 소설의 구절 발췌

카카오웹툰의 포인트 선물

반들반들해진 손톱

궁금했던 향수를 담은 여러 시향지

엄마와 먹는 치킨과 맥주

조말론 라임 바질 앤 만다린 바디로션

기분 좋게 하는 분리수거

침대에 누워서 하는 숙제

하루를 정리하는 다이어리

바쁜 아침에 막 뿌린 향수가 딱 내 마음에 들 때

가을이 오는 새벽 냄새

눈 앞에서 떨어지는 낙엽

쌀쌀한 날 히터가 켜져있는 버스

버스 기사님의 친절한 인사

처음 먹어 본 탕후루의 맛

갑자기 취소된 가기 싫던 점심 미팅

얼음을 넣은 수정과

튀긴 야채가 더해진 치킨 마크니 커리

tvN '벌거벗은 세계사'

퇴근 후에 엄마랑 이야기하며 먹는 포도

빨래를 널며 맡은 섬유유연제의 향기

선생님과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의 칭찬

마음 맞는 직장 동료들과 점심

적당히 시원히 부는 바람과 흩날리는 머리

내 침대로 와서 나랑 이야기하는 엄마의 목소리

비투비 이창섭이 부르는 '한번 더 이별'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못하는 눈빛

설렘을 담아낸 기분 좋은 목소리

'fml' - Anthony Watts

길거리 붕어빵

엄마랑 구경하는 동네 축제

꼬꼬마 때부터 다니던 언칼국수

존슨앤존슨즈 바디로션

엄마랑 같이 놀러간 파주 인삼 축제

엄마와 함께 가는 토요일과 일요일의 목욕탕

서비스 안주가 끝없이 나오는 혜화 몰트

헤이리 프로방스 마을의 마늘빵

맥심모카골드

침대 한쪽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전기장판

엄마가 그릇 꺼내는 소리

이유없이 잘 될 것 같은 예감

랩스타일의 검은 색 니트

엄마표 손두부

엄마랑 함께 마시는 막걸리

혼자 남은 저녁에 마시는 따뜻한 둥글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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