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두 사람이라면 모두 짝꿍
너와 나의 줄다리기
누가 이기고 지는 건
중요치 않지.
얼마나 둘이 오래오래
줄을 꼭 손에 쥐는 게 관건.
서로 콧등이 부딪힐 정도로
가깝게 줄을 쥐다,
한 발자국씩 뒷걸음치며
멀리서 줄을 쥐다,
한눈팔며 한 손으로만 쥐다,
뒤를 돌아 손바닥을 돌려 쥐다,
다시 또 가까이에서 웃으며
서로를 맞이하며 줄을 흔들겠지.
긴 시간 동안 너와 내가 쥐는 줄은
낡고 헐렁해지겠지만
우리를 이어 줄 테다, 한 선에
밀고 당기고
잠시 싸우기도
눈물을 훔치기도 할 테지만
너와 나는 같은 줄을 잡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겠지
먼 훗날
늙고 병들어 힘 없이 줄을 놓는 순간,
어느 한 손에만 남은 우리의 줄은
흐느적 흘러내리며 강렬하게 나타날 테야.
지금까지 삶을, 바짝 지탱해주던 힘
너의 그 손, 나의 그 손이었다는 걸.
놓지 않고 꼭 잡아줘서
고마워요, 나의 줄다리기 짝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