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life flourishing

믿을 수 없을만큼 강렬한 감정의 물결

by 라연

자아의 해체와 재정립. 요즘 내가 통과하고 있는 터널의 이름이다.


대만 여행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지금 이 지점에 도달했을까. 이제야 내 안의 언어들을 밖으로 쏟아낼 준비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억눌러왔던 날 것의 나 자신이, 제어할 수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고민과 불안들이 하나의 장을 마감하듯 매듭지어졌고,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나를 마주하고 있다. 사춘기의 혼란이 흐릿하게 느껴질 만큼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강렬한 정서적, 지적 경험이다. 지나온 모든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한 연료였음을, 이제 어렴풋이 이해한다.


나는 지금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보고 있다. 나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내 존재 전체를 다시 조망하고 있다. 이제 나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사실이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삶의 방향도, 인간관계도, 작업 방식도 이전보다 깊어질 수밖에 없음을 느낀다.


이 변화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측하지 못한 흐름일지라도 이것이 나를 반드시 가야 할 자리로 이끌고 있다고 믿는다. 이제 나는 두 번째 삶이 내게 온 이유를 증명하며 살아야할 것이다. 어떤 수식어가 붙든, 나는 나다운 삶을 살고 나로부터 흘러나온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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