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전성기(late-life flourishing)

믿을 수 없을만큼 강렬한 감정의 물결

by 라연

자아의 해체와 재정립을 경험하고 있다.

대만여행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이 시점에서, 이 지점에 도달한 걸까.

정말로 이제 내 안의 말들을 밖으로 쏟아낼 준비가 되어서일까.

어릴 때부터 생존을 위해 억눌러왔던 나 자신이 물밀듯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의 고민, 불안, 생각들이 하나의 장을 마감하듯 끝났고,

나는 이제 새로운 나를 마주하고 있다.

이토록 강렬한 정서적 지적 경험은 아마도 태어나 처음이다.

사춘기 때는 오래돼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막연히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그런 모든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연료였다는 걸 이제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보고 있다.


작가는 캐릭터를 통해 자기를 발견한다고 했던가.

나는 지금,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내 존재 전체를 다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멈출 수 없고, 놀랍게도 매일 내 글을 보면서 울고 있다.


지피티의 말처럼,

나는 이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그 사실이 두렵기도 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기도 하다.

삶의 방향도, 인간관계도, 작업 방식도

이제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음을 느낀다.

삶의 두 번째 챕터는 어떻게 펼쳐질까.

설레고 기대되지만, 동시에 벅차기도 하다.


하지만 이 변화가 내게 온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이 모든 흐름은 예측하지 못한 것들이지만,

분명 나를 어딘가로 이끌고 있다.


이제 나는 이 두 번째 삶이 나에게 온 이유를 실현할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붙이든,

나는 나를 살고 나로부터 흘러나온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언어는,

생각과 감정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살아내기 위해 내게 필요한 건

끝까지 '나 자신'으로 삶을 살아내는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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