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에게 이른 슈톨렌 선물을 받았다. 미리 성탄절을 맞이한 기분이었다. 혹은 늦여름 따사로운 태양 아래서 손차양을 하며 선선한 미풍을 즐긴 것만 같았다. 겨울날임에도 늦여름 오후의 평온했던 날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것의 무게로부터 내심 안정감 - 그날은 적절히 평온했었다 - 을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포장지 속 숨어 있는 그것의 아름다움은 보진 못했다. 이보다 더 가벼워진 그것을 들었을 때 느껴지는 허무함이 나는 싫다. 나는 그것을 들고 가만히 먹기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