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by 유현우

그의 열정적이면서도 쿨한 박수 소리는 명징하고 떨림이 없는 톤, 그리고 감정적으로 풍부하게 들리는 마일즈의 트럼펫 소리와 공존했다. 그러나 결코 어울리진 않았다. 나는 그의 박수 소리가 마일즈의 길고 아름다운 선율을 해친다고 판단하여 부디 멈추도록 손짓했다. 아무쪼록 나의 펼쳐진 오른 손바닥이 그의 시선에 닿았다. 멈추었다. 그러나 이내 마음 결코 편치 않았다.

그는 박수 칠 때 떠났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박수 치기 소년이 떠난 자리에 시선을 던졌다. 박수를 친 까닭을 헤아리려 노력했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위법행위기 때문이다. 나는 박수를 일반적으로 웃음을 배가하기 위해,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치지 않을까 싶었다. 아! 그의 박수 소리는 열정적이면서도 쿨한 면모를 보이지 않았던가. 어울리지 않았기에 나는 양손을 비비며 간곡하게 부탁할 수도 있었다. 혹은 쪽지를 적어서 슥 내밀어도 좋았다.

겸손이 필요하다. 물론 나에게 말이다. 다급하게 책을 꺼내 읽었다. 읽어낼수록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다. 고여 있었다. 자만과 나태함이 교차하며 비추었다. 알면 알수록 한없이 작아졌다. 스치는 박수 치기 소년의 옷매무새. 용서를 구했다. 구역질이 났다. 나의 얼굴을 쓰라린 겨울바람에 혹독하게 마주 시켰다. 명상이 필요하다. 반추했다. 끊임없이 익혀야 한다. 흐느끼기엔 나는 어리지 않은 나이였다.

흐느끼고 싶고 부끄러운 이내 마음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속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라도 표출하고 싶었다. 종전은 결코 아니다. 휴전은 길어진다. 길어질수록 안일하고 부끄러움은 더욱 넉넉해질 테다. 박수 소리를 반추하고 회고하는 삶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서로를 아니 나를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네요.

돈. 중요하지요. 명예. 중요하지요. 건강. 중요하지요. 최악을 경험해 보았지요. 무소유를 자초했지요. 내면의 소리를 들었구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 한마디뿐이었기에 신뢰는 얻지 못하였습니다. 사람. 중요하지요. 박수 치기 소년마저도 사랑했을 때였다. 그때 그곳이 그립다. 나는 차창 밖에 비친 안개 자욱한 하늘 아래 삐걱거리는 그네를 시선에 담았다. 안개가 개면 바다처럼 보이는 하늘과 푸르른 산이 나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었다. 현존하지 않은 현존했던 작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고, 그들은 반짝이는 눈빛을 가지고 내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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