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이 다가왔을 때의 행복은 마치 이주 전 주문했지만 깜빡 잊고 있던 택배 하나가 오늘 오후에 도착한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을 때와도 같다. 혹은 당신이 문자를 확인하고 살지 않는 삶(그러니까, 핸드폰을 거리 두고 사는 삶)을 택했다면, 문 앞에 도착해 있는 택배의 내용물을 확인했을 때와도 같은 이런들 어떠한 마음이다.
기대라는 감정은 실망과 행복 사이에 존재하는데, 실망인지 행복인지 신속하고 적확하게 확인 가능한 방법론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 감정을 곧장 행동으로 옮기어 경험해 보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 보면 어떤 문제가 다른 문제보다 더 절박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그 질문에 따라 마땅히 실천하게 되는 행동이 바로 그 판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내게 던진다면 나의 대답은 어떠한 일종의 문제, 상황, 사건에 대해 웬만하면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내 부정과 긍정 사이의 기로에서 긍정의 길, 행복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