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햇살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해요?라고 2025년 2월 8일 오후 5시 39분, 해넘이 그러니까, 땅거미 질 무렵 내게 그녀가 물었다. 햇빛과 햇살의 차이라기보다 사이를 무어라 규정한다면, 강렬함과 따사로움 그 사이이지 않을까 싶은데요,라고 3분 뒤 그녀에게 질문을 거침없이 수정함과 동시에 답했다 나는. 질문을 마음대로 수정한 게 꺼림직했던 나는 직간접적으로 내 살갗 혹은 동공에 비치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하자면 직접적인 햇빛의 강렬함, 간접적인 햇살의 따사로움,이라고 이어서 답했다. 와중에 그녀는 내 답변에 신경을 쓴 듯 혹은 이해한 듯이 햇볕은 무엇이냐고 묻지 아니하고 햇볕은 어디쯤일까요,라며 햇빛과 햇살 그리고 햇볕 사이 일종의 언어의 척도에 관해서 내게 물었다. 햇볕은 곁에 머물러 있는 존재 같아요. 선선한 바람이 불 것만 같고, 그 바람이 내 살랑거리는 머릿결 사이를 지나갈 것만 같고, 그 머릿결이 내 콧잔등을 간지럽힐 것만 같고, 그 모든 순간들은 제게 물었던 햇볕이라는 존재 아래에 있는 거죠,라고 답했다 나는.
오, 직간접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의 정도 차이라는 게 굉장히 공감됩니다. 저는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르게 생각한 게 그걸 수용하는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를 생각해 봤어요. 추우니까 들어가서 마저 말할게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정확히 오후 6시 정각.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저는 햇살에서 '살'이란 게 빗살 무늬같이 시각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햇빛은 내가 햇빛, 빛 안에 존재할 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반면에, 햇살은 내가 상대적으로 어둠에 존재할 때 어둠과 햇빛이 공존하면서 생기는 햇살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햇빛은 온도나 음 피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촉각?의 영역이라면, 햇살은 시각의 영역이라 어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한 뒤 헤헤 이제 샌드위치 먹어야지,라고 말한 뒤 그녀의 맞춤형 저녁을 먹으러 떠났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녀는 내 답변을 신경을 쓴 듯 혹은 이해했기에 햇빛, 햇살, 햇볕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에서 어디쯤이냐고 물었던 게 아니라 이미 많은 고민 흔적에서 건너온 재차 질문이지는 않았을까 싶다.